[대한경제=김관주 기자] 대신증권이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기존 분할·합병 계획으로 주주의 손실을 낼 거라고 분석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일 "기존 분할·합병 구조에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 0.75대 0.25는 각 법인의 순자산가치가 아닌 장부가액 기준이며 신설법인이 보유하게 되는 두산밥캣 지분 46.1%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두산로보틱스에 합병된다"며 "이에 따라 주주입장에서는 향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2만850원으로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9월9일 두산로보틱스 주가 6만3900원 기준으로는 14.5%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이번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가 1조2000억원의 여력을 마련하고 향후 한국형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수주 등을 위한 설비 및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할 것으로 봤다. 허 연구원은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 한국 원전 및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 등을 감안 시 가시성 높은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응당 필요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다만 두산그룹의 의지만 있다면 자산 매각대금 4350억원(장부가액) 등은 분할·합병 없이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주식매수청구금액이 한도인 6000억원에 이른다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차입금 축소, 투자자금 마련 계획은 의미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사업구조 재편이 성공하기 위해선 분할·합병 딜 자체만으로도 주주의 손해가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허 연구원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을 순자산가치 기준인 0.89대 0.11 수준으로 변경돼야 한다"며 "두산로보틱스로의 신설법인 매각·합병가치 산정 시에도 두산밥캣 지분 46.1%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적용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선 주식매수청구금액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주식시황 변동성 확대에 따른 두산그룹 주가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 시 경영권 프리미엄은 5.4% 상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대신증권은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될 두산밥캣의 실적 전망치 하향과 시가총액 하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체코 원전 등 수주 기대감에서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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