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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청문회에서 ‘김 여사 명품백’ 공방 벌인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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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9-10 15:08:51   폰트크기 변경      
김복형 후보자 “언급 부적절”… 법사위원장은 답변 강요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10일 김복형(56ㆍ사법연수원 24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후보자 검증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 치중해 논란을 빚었다.


김복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현희 의원이 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통령이 본인과 본인 배우자와 관련된 특검법을 거부한 것은 헌법 위반 내지는 법률 위반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지금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같은 당의 이성윤 의원도 “후보자의 가족이 (누군가가) 감사의 마음으로 준 300만원짜리 디올백을 받았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윤석열 정권이 최근 친일파 명예 회복을 주장하는 자를 독립기념관장에,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이 일본 국적이었다고 하는 자를 노동부 장관으로 앉혔는데, 이는 3ㆍ1운동 정신을 전문에 명시한 헌법을 부정하는 인사 아니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가 “지금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답변을 이어가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가 적절하지 않으면 오늘 청문회를 하는 의미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고 후보자로서는 고역일 수 있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분명하게 본인의 소신은 이 자리에서 밝히셔야 하고 그것을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당인 국민의힘의 송석준 의원은 “지난번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와 마찬가지로 야당은 오늘도 계속 부적절한 사례들에 대한 가치 판단적인 답변을 강요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북한이 연일 살포하고 있는 ‘쓰레기 풍선’을 언급하며 “야당은 툭하면 ‘특검한다’, ‘탄핵한다’며 발목잡기만 하고, 심지어 계엄설까지 나온다”며 이에 대한 의견을 김 후보자에게 물었다.

김 후보자가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하자 송 의원은 “그게 좋을 것 같다”며 “여기서 하실 말씀이 많겠지만 자제해 주시고 꼭 필요한 답변만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항상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는 헌법규정을 마음에 새기고 재판에 임했다”며 “균형 잡힌 시각과 경청하는 자세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부산 서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5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등을 거치며 30년 가까이 재판 업무에만 매진했다.

현행 헌법은 헌법재판소를 구성하는 9명의 재판관 중 3명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3명은 국회에서 선출,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한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른바 ‘3:3:3 원칙’을 두고 있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오는 20일 6년 임기를 마치는 이은애 재판관의 후임으로 김 후보자를 내정했다. 대법원장 지명 몫인 헌법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 임명 동의까지는 필요 없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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