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전경 / 대한조선 제공 |
11일 대한조선은 최근 조선업계 IPO에 강점을 가진 국내 주요 증권사 몇몇 IB들과 접촉하는 등 구체적인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상장 주관사 선정 및 금융감독원에 지정감사인 신청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국내 중견 조선사인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한다면 내년 가장 큰 규모의 빅딜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조선 업황이 견조함에 따라 주요 조선사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약 50% 상승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되고 있는 등 회사 상황이 창사이래 최고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조선의 반등은 지난 2022년 9월 KHI그룹의 투자 유치 후 본격화됐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에 찾아온 호황과 함께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마케팅에 따른 선가 상승 전략 등이 주효하게 작용하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맞이했다.
대한조선 셔틀탱커 / 대한조선 제공 |
대한조선은 올 상반기 매출액 4649억원, 영업이익 57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2.5%의 실적을 거뒀다. 일반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7~10%대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KHI그룹의 투자 유치 이전인 지난 2022년 영업이익이 33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2년 만에 완전한 체질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대한조선 도크 및 전경 / 대한조선 제공 |
KHI그룹 김광호 회장의 현장 경영도 주목된다. 김 회장은 야드에서 관리 혁신을 통해 각종 비효율을 제거했고, 하루에도 2∼3차례 건조 중인 선박을 직접 승선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아울러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관리부문 대표이사직도 맡으면서 책임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수주 잔고 역시 탄탄해지고 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8월말 기준, 수주잔량이 약 30척, 26억달러 규모로 3년치 일감을 미리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오는 2027년까지 더 높은 수준의 실적개선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의 질적 향상도 이뤄지는 중이다. 지난해 신규 수주한 13척의 선박은 모두 수에즈막스급의 친환경 사양 선박으로, 올 상반기에는 고부가가치선인 셔틀탱커 3척을 수주했다. 중국조선소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수주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중견 조선사들의 한계점으로 꼽힌 RG(선수금환급보증, Refund Guarantee) 한도 확보 문제도 해결된 상태다. 조선사가 신규수주 계약체결을 위해서는 은행이 발급하는 RG 한도 확보가 중요한데, 국내 조선사의 경우 과거 10여년간의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으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외에 시중은행은 RG발급은 사실상 어려웠다.
그러나 조선업황 호전에 따라 올 6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K-조선 수출금융 지원 협약식’을 개최해 RG확대 방안이 발표됐다.
확대 방안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중형조선사를 위해 RG를 발급하고, 무역보험공사가 Back Guarantee를 서는 방식으로, 총 2.6억달러, 9개 선박에 대한 지원이 결정됐다. 이 중 대한조선은 가장 먼저 6척의 수주 선박에 대해 총 1.7억달러 규모의 RG를 지원받았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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