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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세종시장, 국제행사 예산 전액 삭감에 '울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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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9-12 08:43:53   폰트크기 변경      

최민호 세종시장이 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삭감한 예산에 대해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세종시 제공

[대한경제=김기완 기자] "세종시의회가 이미 국제행사 승인과 정부 예산안에 국비 지원이 반영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시예산을 전액 삭감키로 결정한 초유의 사태를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으로 이렇게 언론인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예산에 대해 항의성 입장을 11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삭감된 예산은 자족기능 확충과 정원관광산업 육성을 목표로, 2026년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에 투입될 예산이다.

최 시장은 "전국 최고의 녹지 비율과 중앙공원·국립세종수목원·옥상정원·금강 등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특화 전략으로, 그동안 전국 최초의 정원도시박람회를 개최하겠다는 끈질긴 설득 끝에 잼버리 파행 이후 더욱 엄격해진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승인 심사를 통과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고, 기재부의 국제행사 승인에 따른 국비 77억원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부정적 비판론에 근거해 반대를 거듭하고, 예산을 전액 삭감시켜 박람회 개최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는 것이 최 시장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사실상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구성은 물론 박람회 실시 계획용역 착수도 어려워져 기한 내 정상적인 국제행사 추진이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그간 정원 속의 세종시를 만들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해 온 집행부의 수장이자 39만 시민의 시장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박람회 예산을 삭감하며 주장한 반대 논리도 집행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라며 "일례로 민주당 시의원은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승인을 받지 않아 국제행사를 할 수 없다"고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국제기구·단체의 승인은 국제행사 개최의 필수 조건이 아니며, AIPH는 원예와 관련된 협회로 정원도시박람회와는 성격도, 직접 관련도 없는 민간기구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당초 정부예산이 지원되면 시예산도 반영해 주겠다고 했었던 민주당 의원들이 정작 국비 77억원이 정부예산안에 반영되자 "(국비지원)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시예산을 삭감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비를 한 푼이라도 더 받고자 발로 뛰어왔던 최 시장 입장에선 허탈하다는 것.

최 시장은 "한정된 재정 환경 속에서도 정원관광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박람회를 준비해 왔다"라며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지금까지 투입된 모든 비용이 매몰되는 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세종 빛축제도 예산 6억원이 삭감돼 무산된다. 빛축제는 삭막한 겨울철 크리스마스 시즌에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방문객 유입을 통해 강변 수변 상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된 축제다.

통계에 따르면 축제 방문객은 11만 5천명으로 추산됐고, 그중 32%가 타지에서 방문한 관람객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축제기간 유동인구는 전년 대비 41.3% 증가했고, 수변상가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5%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빛축제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올해는 더 나은 축제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해 왔지만 이 역시 예산 삭감으로 무산된 것이다.

최 시장은 "휴일에도 심의 중인 예산결산위원들을 찾아가 간곡히 호소하였고, 민주당 강준현 국회의원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하였지만, 결국 예산안 전액 삭감됐다"며 "예산을 지켜내지 못한 저의 불찰에 39만 시민 여러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시장은 "(세종시가) 여소·야대 정치 구도라 하지만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통하리라는 저의 진심에도 상처를 받았다"며 "정치란 이런 것이고 이렇게 해야만 잘하는 정치인지 민주당 의원들께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름답고 격조 있는 정원도시의 가치와 비전을 향해 초심을 잃지 않고, 예산을 삭감시킨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정원 속 도시' 세종이라는 아름다운 미래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해 나가겠다"며 "의회에 제출됐던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다시 요청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이현정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시장의 치적 위한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

이현정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도 11일 최민호 세종시장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 사진 : 의회 제공


같은 날 이현정 예산결산특별위원장도 예산 삭감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일주일 넘게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해 최종 의결했다는 것.

이 위원장은 "교통 인프라 확충, 지역 경제 활성화, 소아 전문 응급의료 지원, 어린이집 급식, 노인복지, 청년성장과 고용 창출, 청년 주거지원, 취약계층 지원, 아동·노인·장애인·여성 복지 등 시급한 예산들을 대부분 포함시켜 시민의 삶과 안전을 위한 다양한 예산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추가경정예산은 긴급하고 중대한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편성되는 만큼, 그 필요성과 시급성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원칙에서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나 빛축제는 실효성, 시급성, 예산 집행의 타당성을 고려할 때 추경을 통해 편성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예결위 판단이다.

이 위원장은 "4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세종국제정원박람회의 사업성과 실효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과 근거를 요구해왔지만 집행부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정원, 국제정원 지정을 거쳐 10년 이상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개최한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나 울산 태화강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세종시는 (박람회 개최까지) 불과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명확한 준비나 대책을 제시하지 못할 뿐 아니라, 15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단순 계산을 통해 추후 입장료 수익으로 충당하겠다는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예산 편성만 요구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급성이 요구되는 추가경정예산은 긴급하고 중대한 사안에 쓰여지는 것이 원칙임에도, 최민호 시장은 세종국가정원박람회의 국가 예산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과장하면서 시급한 예산 편성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총사업비의 20%에 불과한 국비 지원의 규모도 문제거니와 이러한 예산조차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확정된 예산은 단 한 푼도 없다는 것이 의회의 삭감 이유기도 하다.

이 위원장은 "의회는 시장의 치적을 위해 시민의 눈을 가리고, 시민의 안전과 막대한 혈세를 위협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의회 본연의 책무를 다하며, 시민의 안전과 이익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종= 김기완 기자 bbkim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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