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중국 샘스클럽에서 판매하는 냉동김밥. /사진: 풀무원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식품기업들이 다시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인다. 사드 제재, 코로나19 발생이 이어지면서 끊겼던 중국 내 수출 거래선을 회복하고 소비 위축으로 증가하는 가공식품 수요까지 잡겠다는 복안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중국에 냉동김밥 수출을 시작했다. 냉동김밥은 중소 전문제조사 중심으로 미국에 수출했는데, 국내 대형 식품기업이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풀무원이 생산하는 냉동김밥은 중국 내 주요 유통채널인 샘스클럽(Sam’s Club)에서 판매한다. 중국 전역 49개 지점에서 최근 판매를 시작해 9월까지 13만6000봉이 팔렸다. 40만줄 이상 김밥이 수출된 셈이다. 풀무원은 연간 62만봉 규모의 냉동김밥을 수출할 계획이다.
풀무원은 냉동김밥을 중국 수출 목록에 추가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키우겠단 목표를 세웠다. 2010년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간편식 파스타, 두부 등을 주로 판매해왔다. 중국 내에서도 새로운 유통 형태로 꼽히는 회원제 매장, 온라인몰 등에서 직접 영업해 2019년부터 연평균 매출이 40%씩 성장했다. 냉동김밥 수출 실적이 쌓이는대로 한식 밥 카테고리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중국 유통망 정비를 마치고 하반기 영업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현지 유통기업에 직접 영업했는데, ‘경소상’으로 불리는 한국의 도매 채널과 접촉해 간접 영업 방식으로 바꿨다. 대형마트 등에 일정한 판매 공간을 확보한 경소상을 통하면 쉽게 입점할 수 있고, 2ㆍ3선 도시까지 확장하는데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중국에서 확산 중인 벌크형 채널에도 입점을 확대한다. 벌크형 채널은 제품을 낱개 단위로 진열하고 소비자가 원하는만큼 무게(g) 단위로 대량 구매하는 곳이다. 유통망 정비를 통해 지난해 -7.5%로 꺾였던 중국법인 성장률을 회복하겠단 각오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6022억원으로 7.2% 성장했다. 하반기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7월까지 누적 순매출 7017억원으로 전년 동기(6566억원) 대비 7%가량 늘었다.
빙그레도 중국 내 시장 확대에 나선다. 목표 공략지는 2선 시장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중국에서 개최한 수출 상담회에 현지 법인장이 참석해 2선 시장에서 활동하는 도매 관계자들을 만났다. 상하이 등 중국 1선 도시 중심으로 내수 소비가 위축되고 있지만, 항저우와 난징 등 2선 도시는 오히려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빙그레는 지난해 기준 중국법인 매출(239억원)이 전년 대비 59%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절반 이상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식품업계는 미국이 K-푸드의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지만, 시장성과 활용도면에서 중국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국에서 생산해서 수출하기에는 물류비 부담이 크고,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해도 북미 외 지역으로 수출할 거점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워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인 K-푸드를 찾는 수요가 많고 판매 채널도 다양해지면서 수출 품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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