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정부 vs KDI' 엇갈린 내수 회복 전망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9-18 15:30:23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노태영 기자]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수 회복을 두고 엇갈린 경기 판단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진단한 반면, KDI는 내수 부진 판단을 고수하고 있어 정확한 경기 판단이 중요한 기업 등은 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ㆍ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설비투자ㆍ서비스업 중심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내수 회복 조짐’ 진단은 다섯 달째 계속되고 있다. 물론, 수출 호조에 따른 경기 선순환 효과가 아직 충분치 않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 전 분야로 확산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주요 내수지표 중 하나인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2.1% 줄었다. 또 다른 내수 지표인 건설투자도 토목공사 실적 부진으로 5.3% 감소했다. 건설수주 증가는 중장기 건설투자에 긍정적, 낮은 수준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KDI는 내부 회복에 대한 평가에 정부와 온도차가 있다.


KDI는 ‘경제동향 9월호’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이같은 내수 둔화ㆍ부진 진단은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째다.


KDI는 “수출 호조에도 소매판매와 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 7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지며 5.3% 감소했다.

그러면서 “숙박ㆍ음식점업, 예술ㆍ스포츠ㆍ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생산이 줄며 부진한 모습”이라며 “티몬ㆍ위메프 사태 이후 e쿠폰 서비스를 중심으로 온라인쇼핑 서비스 거래액은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KDI의 내수 회복에 대한 시각차가 크면서 하반기를 넘어 내년 경영 계획을 준비하는 기업 등 주요 경제 주체들은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선제적으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계획을 수립한 곳은 10곳 중 4곳(42.5%)에 그쳤다.


이어, 신규 채용이 없다는 곳은 17.5%,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곳은 40%였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 이유로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23.8%)과 글로벌 경기침체(20.6%) 등을 꼽았다. 내수 부진에 대한 판단 역시 경영 불확실성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현재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앞으로 경영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며 “중심을 잡아야 할 정부의 명쾌한 판단과 더불어 실효성 있는 내수 부양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fact@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경제부
노태영 기자
fact@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