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특허 문제로 인해 지난 2021년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던 항응고제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 제네릭들이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다시 시장에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0년 엘리퀴스 제네릭 매출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종근당과 삼진제약이 다시 상위권에 입성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픽사반 성분의 제네릭의약품인(복제약) 35개(18개사)가 지난 10일 급여가 됨과 동시에 일제히 출시됐다.
엘리퀴스 / 한국BMS제약 제공 |
이 성분의 오리지널은 다국적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이하 BMS)의 ‘엘리퀴스’다. 지난 2011년 11월 국내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다수의 국내사들이 지난 2018년 2월 특허심판원에서 엘리퀴스 물질특허 공략에 성공, 엘리퀴스 제제특허 무효화에 성공하면서 대대적인 제네릭 출시가 잇따랐다. 2018년부터 허가받은 국내 제약사만 약 45곳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2021년 4월 대법원은 엘리퀴스에 관한 물질특허 무효소송 상고심에서 엘리퀴스 물질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 해당 판결로 엘리퀴스는 2024년 9월 9일까지 물질특허로 보호받게 됐다. 이에 따라 당시 제품을 출시한 제약사들은 한국BMS제약에 손해 배상과 함께 시장에서 제품을 철수해야 했다. 이후 3년여 만에 특허가 만료되면서 다시 출시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제네릭 뛰어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경보제약 △동광제약 △동국제약 △대웅바이오 △메디카코리아 △보령 △비보존제약 △삼진제약 △신일제약 △알리코제약 △일화 △종근당 △제뉴원사이언스 △하나제약 △한국휴텍스제약 △한림제약 △휴비트스제약 △휴온스(가나다순) 등 18개사이다.
제네릭 시장이 다시 열리게 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리지널인 엘리퀴스의 지난해 처방실적이 700억 원대에 달하는 만큼 제네릭을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네릭 진출 기업 중 가장 주목되는 곳은 종근당(제품명 리퀴시아)과 삼진제약(엘사반)이다.
먼저 종근당은 2019년 엘리퀴스 제네릭 출시 이후 시장에서 철수할 때까지 계속핵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리퀴시아의 처방실적은 출시 첫 해인 2019년 3억8900만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20년에는 26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삼진제약 엘사반도 과거 출시 당시 시장 2위를 기록했던 만큼 다시 시장이 열리면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엘사반의 처방실적은 2020년 1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삼진제약은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 시장에서 플래리스로 지난해에만 800억 원대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엘리퀴스 제네릭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격면에서는 동국제약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 품목의 가격을 살펴보면 동국제약 아피가반정이 정당 475원으로 가장 낮은 약가를 받았다. 여기에 메디카코리아와 한국휴텍스제약, 한림제약, 경보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알리코제약, 일화, 휴비스트제약, 대웅바이오가 정당 484원으로 400원대의 약가를 받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가장 높은 곳은 보령 비알아픽스정이 정당 724원으로 유일하게 700원대의 약가를 받아 가격이 가장 높았으며 휴온스와 비보존제약, 동광제약, 하나제약, 신일제약은 633원으로 뒤를 이었다. 종근당 리퀴시아는 570원, 삼진제약 엘사반정은 550원의 약가를 받아 중간 수준의 약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1년 철수했던 700억원 엘리퀴스 제네릭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제품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면서 “지난 2020년에는 종근당과 삼진제약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동국제약이 낮은 약가로 합류해 시장서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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