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정부가 국내 연구현장 및 이공계 달래기에 나섰다. 내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이 역대 최대인 19조원에 달하는데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주요 사업비는 오히려 3년 전으로 회귀했다는 반응이 나와서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창윤 제1차관은 이날 오후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를 찾아 연구현장에 확대된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및 출연연 중점 투자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도 같은날 ‘제20차 미소공감’을 통해 양자통신ㆍ센싱분야 연구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안정적 R&D 환경 조성 지원 및 연구자들과의 소통 확대 등을 약속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유상임 장관 주재로 ‘출연연 발전방향 기관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
이러한 정부 행보는 연구계 전반적으로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잇달아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이를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R&D 발전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으로 18조9728억원을 편성한 바 있다. 올해(17조9000억원)보다 5.9% 증가한 규모지만, 출연연 R&D 예산의 경우 오히려 과거보다 축소됐다는 분석이 있다.
최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출연연의 주요 사업비 예산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내년 예산은 1조834억원으로 올해(8946억원)보다 21.1% 올랐다. 다만 삭감 전이었던 2023년(1조1848억원)까지 매년 R&D 예산이 늘어났던 점을 감안한다면 2021년(1조823억원)에 머무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상임 장관은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번째 연구현장 방문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방문한 바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의 글로벌 주도권을 획득하고 전략기술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만큼, 출연연의 맏형격인 KIST를 국가 핵심과제 선도기관으로 혁신하고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유 장관은 출연연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필요한 재정적ㆍ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13일에는 KIST를 비롯한 전자통신연구원(ETRI), 기계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등 14개 기관이 참여한 1차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2차 간담회는 오는 30일 건설기술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11개 기관과 함께 할 예정이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지난 3~9일까지 실시한 ‘과학기술계가 바라는 이공계 활성화를 위한 인식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번달 말 ‘이공계 활성화 대책(가칭)’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책에는 이공계 학생 육성, 여성과학기술인 활용, 해외 인재 유치, 이공계 일자리 및 근무환경 개선, 이공계 처우개선, 이공계 사회 인식개선 등의 정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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