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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ㆍMBK “지배구조 개선” vs 고려아연 “일방적 주장에 법적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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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9-19 16:17:24   폰트크기 변경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배경 등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연합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비철금속 제련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동북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윤범 회장 취임 후 비정상적 기업 의사결정구조(거버넌스)로 무분별한 투자를 단행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MBK 측의) 악의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이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의 핵심인력과 기술유출 우려로 호주 등에서 진행 중인 신성장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ㆍMBK “최윤범 취임 후 재무위기”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을 문제 삼았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2019년 고려아연 부채규모는 410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약 35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 회장 체제로 전환한 2022년엔 부채규모가 전년 대비 135% 늘었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순현금이 계속 줄고 있어 연말께 순부채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로 확정된 호주 풍력발전소 투자금 잔액과 카타만 투자금 잔액, 중간 배당금 지출, 5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사진: 연합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출자 관련 배임,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등 최 회장을 둘러싼 의혹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특히 미국의 폐자원 활용 기업인 이그니오 인수 건에 대해선 “완전자본잠식 기업을 매출액의 20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투자했으며, 실사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취임 이후 무분별한 투자 등으로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며 “본업과 무관한 투자에 나서면서도 이사회를 거치지 않는 등 의사결정 기능을 상실한 지배구조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두 영풍 사장도 “이런 경영행태를 바로잡지 않는 건 배임”이라고 강조했다.

주식 공개매수가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1대 주주(영풍)와 함께하는 통상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후 매각)의 일환으로, 적대적 M&A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려아연 “악의적 주장에 법적 대응”

고려아연은 “단기적 차익실현과 수익성 극대화 등 자본놀음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30년간 제련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해온 호주에선 사업축소와 일자리 위협 우려가 커지며 언론과 경제계가 들썩이고 있다”며 그동안 고려아연이 투입한 수많은 투자금이 허공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 삼은 재무건전성과 지배구조에 대해선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6%, 차입금의존도는 10%로 매우 튼튼한 재무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며 “고려아연은 최고의 선진 거버넌스로 ESG평가 최상위 등급을 받고 있는 모범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고려아연 제공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출자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성질상 해당 펀드가 어느 사업에 투자를 집행하는지 당사가 관여할 수 없다”며 “본업과 관련이 낮은 기업에 투자했다는 이유를 들어 비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에 대해서도 “이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진행됐으며, 재판까지 진행 중인 사안이지만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기소나 재판이 진행 중인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의 기업가치 보고서를 토대로 적정가치를 산정한 뒤 합리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거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구체적인 근거자료 없이 문제가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건 악의적이고 허황된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며 “명예훼손 등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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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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