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사건 1심도 30일 결심공판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사건 4건 가운데 오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30일에는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1심 재판이 각각 마무리된다.
통상 재판을 마무리하는 결심공판 이후 판결 선고까지 한 달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두 사건 모두 이르면 다음 달 판결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 연합뉴스 |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부장판사)는 20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 공표) 사건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한다. 2022년 9월 기소 이후 2년 만이다.
마지막 공판기일인 결심공판에서는 검사가 구형 의견을 밝히고 피고인과 변호인은 최종 의견을 진술하게 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성남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최대 이슈였던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피하려고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지난 6일 재판에서 성남시장 시절 해외 출장 당시 김 처장과 골프와 낚시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하위 직원들과 체통 떨어지게 사소한 잡담은 하지 않는다”며 당시에는 김 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여기에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의 협박으로 용도변경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오는 30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기소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를 지낸 김진성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 공표)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가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김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앞서 이 대표는 과거 변호사로 일하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과 관련해 당시 김 시장을 취재하던 최철호 KBS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대법원에서 15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후 이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TV 토론에서 “검사를 사칭해 전화를 한 일이 없다. PD가 검사를 사칭하는데 제가 옆에서 인터뷰 중이었기 때문에 제가 도와준 걸로 누명을 썼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의 요구로 김씨는 법정에서 이 대표 측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 사칭 사건 수사 당시 김 전 시장과 KBS 간에 최 PD에 대한 고소는 취소하고 이 대표만 주범으로 몰기로 하는 협의가 있었다’고 기억과 다르게 이 대표에게 유리한 쪽으로 증언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김씨는 협의 내용을 알지 못했고, 고소 역시 취소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이 대표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위증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이 대표의 요구에 따라 거짓 증언을 했다며 자백했다. 김씨는 이 대표가 여러 차례 전화로 위증을 요청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로 자리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향후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대선 선거 비용 약 434억원도 반환해야 한다.
위증교사 혐의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 자리를 잃게 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아직 1심 단계라 어느 쪽이든 유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당장 이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경우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를 맡았던 유창훈 부장판사가 “혐의가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던 만큼 유죄 판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이밖에도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ㆍ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재판을, 수원지법에서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 재판을 받고 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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