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매각가율 94.3%…서울 평균 훌쩍
노원구 매각률은 39.2%…인기 지역 제쳐
금리 인하 기대감ㆍ적은 자금으로 매입
“신축급 중심으로 입찰 경쟁률 강세 계속”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 지난 19일 ‘시흥 배곧 골드클래스’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서 감정평가액(4억5000만원)의 94.3%인 4억2451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첫 경매에서 감정가에 사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유찰됐던 물건이지만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낙찰가율(매각가율ㆍ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이 올해 들어 서울 평균(80.2%)도 크게 웃돌아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서울 상급지 중심의 부동산 시장 열기와 맞물려 최근에는 수도권 외곽 지역 경매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들 지역 매각가율이 치솟으면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아래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매각가율이 90%를 넘으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해석한다. 아파트 경매는 통상 시세보다 최대한 싸게 낙찰받는 게 목적이지만 매각가율이 높거나 상승한다는 건 그만큼 비싼 값이라도 구매 수요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경매 시장 특성상 앞으로 부동산 시장 온기가 서울과 인접 지역을 넘어 확산할 수 있다고 기대할 만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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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 |
이런 흐름은 경기 시흥만이 아니다. 서울에서 소외 지역으로 꼽히는 노원구, 성북구의 매각가율도 82.8%, 80.4%로 서울 평균치를 넘어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매 낙찰가율은 서울, 서울과 인접한 경기 아파트가 견인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 내 외곽지인 노원구 등지는 물론, 경기 지역에서도 소외됐던 시흥 등 일대에서 고가 낙찰이 번지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경매 시장에서 주인을 찾은 비율인 낙찰률(매각률ㆍ경매 물건 수 대비 낙찰 물건 비율)도 반등세다. 서울 노원구의 매각률만 해도 39.2%로 서울 평균(24.2%)을 상회했다. 용산구(36.1%), 서초구(31.9%), 송파구(31.8%), 성동구(31.2%), 강남구(31.1%), 광진구(30.4%), 마포구(29.1%), 강동구(28%) 등 인기 지역까지 제친 매각률이다.
전문가들은 매각률이 40%에 근접하면 과열에 가깝다고 본다. 노원구의 높은 낙찰률 이면에는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점이 한몫했다. 주택담보대출로 경매 물건 잡기가 힘들어진 상황도 작용하면서 여윳돈을 가진 수요자가 시세보다 싸게 잡아채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신축 아파트의 고분양가와 수도권 공급 부족, 전세 가격 상승 등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경매 시장으로 수요자는 더욱 몰릴 것”이라며 “이 중에서도 신축급 아파트 위주로 매각가율은 물론, 입찰 경쟁률도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매 시장 한 관계자도 “관망세를 보이던 부동자금이 일부 경매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에 선투자하겠다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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