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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운송열차 부족…공급차질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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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9-24 06:00:52   폰트크기 변경      

시멘트 화물열차 1335량 그쳐

올 내구연한 도래 299량 달해

지역개발로 거점기지도 감소세

“탄소배출 감소, 철도운송 지원 필요”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국내 철도를 활용한 시멘트 운송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시멘트 화물열차(화차)와 지역 거점기지가 점점 줄어드는 것인데, 이대로라면 단가 상승 및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23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철도로 벌크 시멘트를 운반할 수 있는 화차는 올해 총 1335량(코레일 602량, 시멘트 제조사 735량)이 운행되고 있다.

국내 시멘트 제조사 중 내륙지방에 공장을 둔 한일시멘트ㆍ한일현대시멘트ㆍ성신양회ㆍ아세아시멘트 등은 공장에서 생산한 시멘트 운송에 화차와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를 병행 이용한다. BCT만으로 100% 운송이 가능하지만, 운반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 BCT가 1회 운송에 27t의 시멘트를 운송하는 반면 화차(21량)는 약 1050t을 실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장에서 지역 거점기지(사일로)까지는 화차를, 거점기지에서 사용처까지는 BCT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경제성을 고려한 최적의 조합인 셈이다.

문제는 내구연한(30년) 도래 및 노후화 등으로 이용 가능한 화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22년 총 1784량이던 화차는 지난해 1335량으로 줄었고, 올해도 299량이 내구연한이 도래해 내년이면 1036량만 남게 된다. 이후 2034년까지 954량이 수명을 다할 예정이다. 올해를 포함하면 1253량이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화차 추가 도입 계획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2026년까지 시멘트 제조사에서 1200량을 늘릴 뿐이다. 아직 코레일은 증차 계획이 없다. 증감을 따지면 2034년 올해보다 53량이 적은 1282량만 남게 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53량이면 약 2100t으로 BCT 80대 가량이 운송해야 하는 물량”이라며, “신규 화차를 도입하려면 코레일과 협의해 제작사를 정하는 등 여러 행정절차를 거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제조사들이 원하는 만큼의 제작을 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관계자는 “신규 도입 화차는 기존 화차보다 10t가량 용량이 큰 것으로 더 많은 시멘트를 운송할 수 있다”며, “제조사가 화차 도입을 신청하면 미리 승인을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개발 등에 따라 감소하는 거점기지도 철도 운송 여건 악화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례로 광운대역 인근 삼표시멘트ㆍ한일현대의 사일로(3만t 규모)는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2020년 12월 폐쇄됐다. 해당 사일로는 연간 100만t까지 취급했다. 지난해에는 한라시멘트의 음성역 사일로(6000t)와 초성리역 사일로(1만t)가 폐쇄됐고, 올해 말에는 한일현대의 신녕역 사일로(5000t)가 문을 닫을 예정이다.

신규 사일로 건설은 어렵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사일로는 분진발생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며, 특혜시비 논란까지 있어 지자체에서 허가를 내주기 꺼린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시멘트 철도 운송량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전체 시멘트 출하량 4964만t 중 884만t(약 18%), 지난해에는 전체 5026만t 중 784만t(약 15%) 정도가 철도로 운송됐다.

철도 운송이 감소하면 BCT 이용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물류비 상승 및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화물차 총량제로 국내 2700여대인 BCT 차량 중 1000여대는 화물연대 소속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화차 운송이 감소하면 시멘트 제조사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며,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서라도 화차 운송을 유지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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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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