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ㆍ경기 1억대 무상 옵션 등
파격 조건 내걸어 ‘완판’ 총력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건설 경기 침체 아래 건설업계가 ‘미분양 털어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사비 급등 아래 수익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하나라도 더 팔아 적자 폭을 메워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부담 감축에 더해 이사비용까지 지원하며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사상구 엄궁3구역 재개발 단지인 ‘더샵 리오몬트’에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를 내걸었다. 계약금은 1ㆍ2차로 나눠 내는데, 1차 계약금을 면적과 관계없이 1000만원으로 통일한 것이다. 통상 분양가격의 10%인 계약금 비중도 5%로 낮췄다. 분양가의 60%인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로 융자를 알선한다. 아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29층, 11개 동, 1035가구 가운데 전용 면적 59~84㎡ 866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우미건설도 지난 12일 대전 동구에서 분양 중인 ‘성남 우미린 뉴시티’의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로 변경했다. 앞서 우미건설은 지난 7월 이 단지 계약금도 10%에서 5%로 인하했다. 코오롱글로벌도 울산 남구에 선보이는 ‘번영로 하늘채 라크뷰’에 계약금 5%를 제시하고 중도금 대출 전액을 무이자로 지원한다.
DL이앤씨 역시 지난달 경기 수원에서 분양을 시작한 ‘e편한세상 시티 고색’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에 더해, 계약금과 입주비용을 선착순으로 지원하는 파격적 조건을 내세웠다.
이런 노력이 효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건설이 경기 광명 광명9R구역에 지어 공급한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의 경우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전용 39ㆍ49㎡의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이 통하면서 최근 세 차례 무순위 청약을 통해 100% 완판에 성공했다.
소비자 눈길을 잡기 위한 건설업계 노력은 금융 혜택에 그치지 않는다. 아파트 옵션 무상 제공도 이어지고 있다. ‘리조트형 아파트’를 표방한 DK아시아의 인천 서구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냉장고, 스타일러, 가구 창고 등 모두 33가지 1억원 상당 옵션을 무상 제공하면서 지역 내 최초 ‘풀 옵션’ 단지임을 앞세웠다.
지난달 1ㆍ2순위 청약이 끝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5차’는 3연동 현관 중문(수동), 고급 주방가구(유리 도어), 국산 원목 마루 등 무상 옵션을 적용했다. 특히 이 단지는 테라스 평면 특화 설계를 적용해 60% 이상 가구가 워터프론트 호수나 서해 바다 영구 조망권을 갖추도록 했다.
건설사들이 ‘제 살 깎기식’ 판촉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양 시장이 단기간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하는 가운데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사별 초조함이 더 커진 상태”라며 “지금으로선 미분양 주택 소진에 전사적 노력을 집중하는 길 외엔 어려움을 타개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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