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수도권 중심의 주택 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방 주택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며 건설사의 신용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3일 한국신용평가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건설업계 등의 신용도 전망을 주제로 한 ‘크레딧 이슈 세미나’를 열었다.
전지훈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반등)를 위해서는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지방 주택 및 비주택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건설사의 추가 부실 인식 가능성 등은 (건설업의) 영업실적 및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개선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건설사 사업장의 상당수가 지방에 소재한 만큼 지방 주택경기가 건설업 신용도 개선의 핵심이라고 본 것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 사업장의 59%가 경기 평택, 이천, 안성 등 수도권 미분양 유의 지역과 수도권 이외 지역에 위치한다.
전 연구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한신평의 유효등급 건설사 합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은 2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현장들의 진행에도 추가 신용보강 등으로 전체 보증 규모가 쉽게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사의 PF 보증을 사업 단계, 유형, 입지에 따라 분류해 사업성을 평가한 결과 위험 수준이 ‘높음’인 사업장 비중은 12조원(45%)으로, 지난해 말과 큰 차이가 없다”며 “질적인 개선도 지연되며 업종 전반의 리스크 완화에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매출채권 손실 가능성도 신용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신평이 등급을 책정하는 주요 건설사 13곳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에서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기준 31.2%로, 2020년(22.2%)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2019~2021년 착공한 다수 준공 임박 현장 관련 매출채권이 증가한 영향이 큰 가운데 상당 부분은 올해 하반기 이후 준공 및 이와 더불어 회수 가능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미분양, 미입주, 예정원가 조정으로 인한 매출채권 손실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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