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융단 폭격이 이어지자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가지에 지역에서 피란하는 현지 주민들의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EPAㆍ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스라엘이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며 사실상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군은 2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와 레바논 영토 깊숙한 곳에 있는 1500여 개의 테러 인프라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북쪽의 화살’로 명명된 헤즈볼라에 대한 광범위한 공습을 이틀째 진행했다. 이로 인해 569명이 사망하고 1835명이 부상했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전했다. 사망자 중엔 어린이 50명, 여성 94명, 구급대원 9명도 포함됐다고 한다.
특히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 공습으로 이브라힘 쿠바이시 헤즈볼라 미사일ㆍ로켓 사령관과 같은 부대 지휘관 최소 2명이 사망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쿠바이시 사령관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강화되면서 레바논 피난민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 총회 참석 계기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행사에 참석해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 이전 레바논 내 피난민은 약 11만명이었으나 지금은 50만명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은 헤즈볼라가 ‘섬멸’될 때까지 융단폭격을 이어갈 태세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전력을 다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행동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거실에 미사일이 있고 차고에 로켓이 있는 사람은 집이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전쟁은 레바논 국민이 아닌 헤즈볼라와의 전쟁이고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이 심연의 끝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불을 놓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군 수석대변인은 헤즈볼라가 국경을 넘어 300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지난 이틀간 새로운 장거리 파디 미사일을 사용해 지크론의 폭발물 공장 등 이스라엘 북부 지역의 다양한 목표물을 공격했다.
국제 사회 우려도 더욱 고조되는 가운데, 파국을 막기 위한 중재 움직임도 일고 있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악화하였지만, 외교적 해결책은 여전히 가능하다“며 각국 지도자들에게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외교적 해결책을 찾자고 촉구했다.
중동 이슬람 국가들의 맹주격인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평화’ 메시지를 낸 것도 주목된다.
페제스키안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누구와도 전쟁이나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자신이 대통령에 선출된 것은 이란을 새로운 개혁의 시대와 건설적인 국제사회로 이끌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탈퇴로 폐기된 ‘이란 핵 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5일 긴급회의를 열어 레바논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24일 유엔에 따르면 안보리 9월 의장국인 슬로베니아는 중동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 정식회의를 긴급히 소집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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