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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내려야”-“여력 없어” 시멘트값 협상 ‘장기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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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9-27 06:00:15   폰트크기 변경      

정부ㆍ건설업계 인하 압박 속

레미콘업계 협상 테이블 마련

시멘트 제조사 참여 미지수 


사진: 연합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정부와 건설업계가 시멘트 가격 인하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레미콘업계와 시멘트 제조사 간의 가격 협상 테이블이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멘트 제조사들은 가격 인하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은 장기전의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레미콘업계는 삼표시멘트ㆍ성신양회ㆍ쌍용C&Eㆍ아세아시멘트ㆍ한라시멘트ㆍ한일시멘트ㆍ한일현대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에 가격 협상 관련 공문 발송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건설업계가 종용한 측면이 강하다. 앞서 건설사 구매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지난 24일 건설회관에서 레미콘 제조사(유진기업ㆍ아주산업) 및 단체(한국레미콘공업협회ㆍ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시멘트협회 등이 참석한 회의 자리에서 “시멘트 가격에 직접 영향을 받는 곳은 레미콘 업계인데 왜 (가격 인하에 대한) 주장을 하지 않나. 레미콘업계가 가격협상을 진행하지 않으면 강경한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달 중으로 가격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는 중소 레미콘 단체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나설 예정이다.

다만, 시멘트 제조사들이 협상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시멘트 제조사들이 협상 의지가 없는 데다, 담합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멘트 제조사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할 당시 정부 주선으로 레미콘 제조사 두 곳ㆍ건설업계가 모인 협상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가격 내용이 오가자,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가 “두 제조사가 함께 가격 협상을 하는 것은 담합의 여지가 있다”고 경고해 한 곳이 퇴장했다. 

이로 인해 가격 협상은 개별 시멘트 제조사를 상대로 이뤄질 공산이 크며, 협상 기간도 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껏 시멘트 가격은 제조사별로 발표됐다.

변수는 국토교통부의 대책이다. 국토부는 이달 말 공사비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자잿값 인하 대책 발표를 예고했다. 그 중에서도 시멘트, 골재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부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정부가 강제로 기업의 팔을 비틀어 낮추라고는 하지 못한다”고 언급했지만, 시멘트 가격 인하 방안이 대책에 담기면 제조사들은 어떤 식으로든지 반응할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는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고려할 정도로 시멘트 가격 인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현재 평균 가격(t당 11만2000원)에서 1만1000원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멘트업계는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2021년 7월부터 4차례 가격 인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때마다 인상 폭을 최소화한데다, 탄소중립에 따른 환경설비투자도 만만치 않다고 호소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2284만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 줄었고, 지난해 3429억원에 그쳤던 환경설비투자도 올해 벌써 5892억원이 넘는 등 순이익을 전부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부검토를 해봐야겠지만, 가격 인하 여력은 충분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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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서용원 기자
anto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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