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홍샛별 기자] 한국은행이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서울 집값이 빠르게 오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금리인하로 인한 집값 상승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은의 연내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필요시 정부가 가계대출 관련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한은은 ‘금융안정 상황(2024년 9월)’ 보고서를 통해 “대출금리 하락은 주택구입 부담 경감 및 매수심리 강화 등을 통해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연구 결과, 대출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1년 후 0.43%포인트(p) 오르고 서울 집값은 0.83%p 상승한다.
이와 함께 대출금리가 25bp 낮아지면 1년 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0.15%p 높아지고, 금리가 100bp 하락하면 가계대출은 0.6%p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번 금융안정 상황 점검을 주관한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지속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당ㆍ정으로부터 금리인하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는 한은이 오히려 정부의 정책적 중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돼 눈길을 끈다. 한은은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해서 잡히지 않을 경우 정부가 추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장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필요시 추가 조치를 통한 선제적 대응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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