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영풍이 경영권 확보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며칠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공개 매수가 끝나서 주요 주주가 된다면 울산에 내려가 고려아연 노동조합 분들이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직접 드릴 것”이라고 했다.
경영권 확보 이후에도 화학적 결합이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강 사장은 “회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점령군처럼 대책도 없는 얘기로 감놔라, 배놔라 얘기하면서 갈등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장형진 영풍 고문께서도 ‘적어도 2~3년을 두고 가라, 그래야 이해가 되는거다’라는 말씀을 예전부터 하셨다”며 “시간을 두고 인내를 가지며 화학적 결합을 하게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풍과 MBK의 공개매수 추진 이후 고려아연 임직원들은 인력 구조조정, 기술 해외유출 등을 우려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지난 18~20일 서울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상경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4일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기술인력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이 영풍ㆍMBK 측으로 넘어가면 모두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강 사장은 “그 분 답지 않은 발언을 했다”며 “회사를 나가면 중국 업체로 가겠다는 건가, 인도 업체로 가겠다는 건가. 정말 회사를 사랑하신다면 누가 들어오든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회사를 지키겠다’고 말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이 정부에 ‘국가핵심기술’을 신청한 것에 대해서는 이번 공개매수 진행과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인 전구체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고려아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되고,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
강 사장은 “국가 기술이 있다면 등록해야하며 저희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아직 핵심기술로 지정되지도 않았는데 정부가 (공개매수에) 개입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영풍의)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앞으로 경영을 어렵게 하겠다는 뜻인지 뭔지 납득이 안 된다”며 “고려아연을 해외 매각한다고 한 적 없는데 자꾸 군불을 지피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 저와 김광일 MBK 회장이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파는 일은 절대 없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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