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연 2000억원 규모의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제제 위식도 역류질환치료제 시장에 제일약품이 출사표를 던졌다. HK이노엔(제품명 케이캡)과 대웅제약(펙수클루)이 양분하고 있는 시장이 3파전으로 변화될지 주목된다.
제일약품은 지난 1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을 출시했다. 제일약품이 자체개발한 신약을 출시하는 것은 회사 65년 역사상 처음이다.
(왼쪽부터)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 사진: 각사 제공 |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시트르산염, Zastaprazan citrate 20㎎)은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국내 제약사가 허가받은 37번째 신약이며, P-CAB 제제로는 4번째다. 앞서 허가받은 제품은 다케다제약 ‘보신티’, 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등이 있다. 이 중 보신티는 약가 협상에 실패해 국내 출시를 포기했다.
P-CAB 제제는 기존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계열 치료제 대비 약효 발현이 빠르며,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위산에 의해 활성화할 필요없이 직접 칼륨 이온과 결합해 위산 분비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고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의료진과 환자 선호도가 높다.
P-CAB 제제의 시장 규모는 연간 2000억원이 넘는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케이캡은 지난해 원외처방시장에서 1582억원을 기록했으며 후발주자인 펙수클루도 535억원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자큐보이 가세한 것이다.
일단 가격면에서는 자큐보가 경쟁력을 갖췄다. 자큐보의 보험가격은 911원으로, 케이캡(1300원)보다 30% 저렴하고 펙수클루(939원)보다는 약 28원 저렴하다.
다만 약가를 낮게 가져가도 자큐보는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적응증 1개만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 장악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추후 적응증을 늘려간다는 계획이지만 앞서 출시된 제품에 비해서는 적응증이 적다.
케이캡의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위궤양의 치료 △소화성 궤양 및/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25㎎ 한정) 등 5개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10㎎ 한정) 등 2개다.
케이캡과 펙수클루는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자큐보 역시 위궤양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제제의 점유율이 가속화되고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자큐보정’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해 새로운 선택지로서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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