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8월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SK하이닉스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SK그룹이 이달 말 리밸런싱(구조조정) 활동과 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경영 전략을 논의할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연다. 재계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Sudden Deathㆍ돌연사)’를 강조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제시할 화두에 주목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사흘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매년 10월 열리는 CEO 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로 꼽힌다.
최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하게 될 올해 CEO 세미나의 화두는 ‘서든데스’를 돌파할 ‘AI 경쟁력 강화’ 방안이 꼽힌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월 말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AI 밸류체인 리더십’, ‘에너지 솔루션’ 성장 비전 등 강조했고, 이번 CEO 세미나는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회장은 당시 경영전략회의에서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고 소개한 데 이어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SK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 AI 못지않은 성장 기회를 확보할 것을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 : SK 제공 |
아울러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를 언급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 활동을 점검하고 이를 가속화하는 방안과 AI, 반도체,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과 관련해 각 사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그룹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정교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꺼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그룹 리밸런싱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법인이 11월1일 공식 출범하는 만큼 리밸런싱 진행 상황을 중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강화 방안 등도 공유할 전망이다.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과 SK그룹의 고유 경영 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정신 내재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CEO 세미나 이후에는 연말 인사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첫째 주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한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예년보다 1∼2주가량 앞당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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