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의총서 지도부에 일임 가능성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시행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 유예론과 시행론으로 나뉘어 당내 격론을 벌여왔으나 최근 폐지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에 ‘유예’가 결정될 경우 사실상 ‘폐지’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그동안 유예론에 힘을 실었던 만큼 지도부 내 중론도 유예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열린) 최고위원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부 최고위원이 금투세 폐지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의 최종 입장은 의원총회 등을 거쳐 머지않은 시점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대표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않은 채 당내 여론을 듣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내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친 만큼 최종 결정은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 내에서도 유예론 주장이 높아 당론 또한 유예 쪽으로 가닥이 잡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예하더라도 당분간 시행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최근 당내 일각에선 아예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가 ‘폐지’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논의 중에 있다. 그건 조금 많이 나간 보도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적으로 어떤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가능하면 국정감사 전에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금투세 유예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금 너무 시장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여기서 아무리 조세정의가 중요하다고 해도 상황이 안 좋은데 세금 얘기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상법 개정을 비롯해서 시장의 선진화라든가 활성화 방안부터 먼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유예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예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폐지 여론이 부상한 만큼 당 지도부는 폐지 여부에 대한 검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투세를 1~2년 유예했다가 대선이 다가오면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때문이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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