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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전승불복(戰勝不復)’ 통해 건설업도 100년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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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04 12:30:19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곤고구미. 578년에 일본 오사카에서 설립된 건설사다. 사찰을 전문으로 짓는 이 회사는 업력 1500년을 바라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일본 제국데이터뱅크(TDB)에 따르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10위에는 곤고구미와 더불어 나카무라샤지(건축공사)까지 2개 건설사가 이름을 올렸다. 일본엔 100년 기업이 3만개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최소 15% 이상이 건설업을 경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건설업 1호 면허를 받은 삼부토건이 1948년 설립됐으니 100년 기업은커녕 80년 업력에도 미치지 못한다.

4일 박재희 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은 세종시 모처에서 충건21 주관으로 진행한 특강에서 건설사 대표들에게 100년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키워드로 ‘전승불복(戰勝不復)’을 언급했다. 충건21은 ‘충남 건설을 선도하는 21세기’란 뜻의 건설 경영인 공부모임이다. 이날 충건21 회원들은 샌드위치 연휴도 반납하고 동양철학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방법을 찾고자 수강했다.

2500년 고전인 ‘손자병법’의 한 구절인 전승불복은 전쟁에서 한번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 원장은 “한번 승리했다고 해서 승리는 절대 반복되지 않는다”며 “전쟁에서의 승리는 지속적이지 않다. 승승장구했던 기업이 한 번에 사라지는 결정적인 이유가 전승불복의 가치를 새겨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업계 한정 천하를 호령했던 인텔은 경영 상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엔비디아는 사상 최고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도 마찬가지다. 건설업을 통해 재계 중심으로 진입했던 거대 기업들도 소리 소문 없이 한 번에 사라지곤 한다. 하루에도 수십 개 업체가 폐업하고 다시 시장에 진입하길 반복한다.

박 원장은 “승리가 몰락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알아야 한다”며 “회사가 성장하고 잘된다고 항상 같은 방식 회사를 경영해선 안 된다. 영원히 옳은 건 없다”고 말했다.

승리했을 때, 사업이 잘될 때 더 겸손해야 기업의 영속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촉발한 팬데믹이나 9·11 테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동지역의 급격한 정세 불안까지… 최근 건설업을 포함한 경영 상의 최대 어려움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다.

박 원장은 “건설경기 전반이 어렵다고 하는 건 누구나 모두 아는 사실”이라며 “최근 경영의 최대 화두는 바람이나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는 고비를 경영자들이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예측 불가능한 위기는 손자병법 상 병형상수(兵形象水) 리더십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군대 형세는 물을 볻 받아야 한다는 병형상수를 통해 예측이 어려운 위기상황이 발생할 때도 유연성을 갖춰 적응력을 키우라는 조언이다. 관습이나 규정, 경영자 스스로 아집에 얽매이지 말고, 어디든 흐르는 물에 맞게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원장은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극복할 구체적인 경영방법도 손자병법을 통해 언급했다. 우선 출기불의(出其不意). 상대방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출격하라는 설명이다. 功其無備(공기무비). 남들이 준비하지 못한 빈 곳을 공격해야 한다. 풍림화산(風林火山). 때로는 바람처럼 빠르게, 때로는 산처럼 진군 속도를 침착히 늦출 줄도 알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재희 원장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건설업에서도 늘 주택만, 늘 공공사업만 주력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경영방향에도 유연성을 갖춰 경영의 속도와 방향에 늘 변칙,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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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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