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MLCC 선점 주력
2028년 시장규모 9조 기대
현대차ㆍBMWㆍ테슬라 등과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 힘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고성능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6일 필리핀 칼람바의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 사업을 점검하고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분야에서의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중국 톈진, 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하며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주력해왔다. 2020년과 2022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 방문 시에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 회장의 행보는 사업장 방문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영자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만나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의 원활한 작동을 돕는 핵심 부품이다. 쌀 한 톨보다 작은 크기에 수백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는 첨단 제품으로, 그 가치가 높아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특히 전기차에는 1만8000∼2만개의 전장용 MLCC가 탑재되며, 가격도 IT용 대비 3배 이상 높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IT용 MLCC는 1000개 정도가 사용되며,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1만8000∼2만개가 탑재된다. 전장용 MLCC는 가격도 3배 이상 높다. 이에 발맞춰 삼성전기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ABS(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파워트레인(동력장치)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기는 1988년부터 MLCC를 개발ㆍ생산해 왔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발달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18년 중국 톈진에 MLCC 2공장을 건설했다.
아울러 삼성은 전장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총 집결해 전기차 부품 가치사슬 구축에 나선 상태다. 업계는 MLCC 시장이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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