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현대차 인도법인 이달 22일 상장”
“기업가치만 26조…인도증시 사상 최대규모”
4.5조 조달 예상…대부분 인도현지에 재투자
현대자동차 인도 첸나이 공장./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의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전략에서 인도시장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인도법인 IPO는 현대차 인도 전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22일 인도 주식시장 상장 추진을 위해 이르면 이날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보완 요청을 받은 관련 서류들을 모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오는 14일 공모주 청약을 개시할 것으로 보도했다.
기업가치는 약 190억달러(약 25조6000억원)로 평가되며, 전체 지분의 17.5%를 매각해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을 공개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예상대로면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가 조달한 25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제치고 인도 증시 사상 최대규모 IPO가 된다.
업계는 상장 시기 등 세부 사항이 변동될 수 있지만, 이달 안에는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도 지난 6월 여름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비 심사 신청을 했고, 10월까지 (인도법인) 상장 준비를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예비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법인 설립 2년 만인 1998년 첫 모델 쌍트로를 양산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인도 시장에서 약 900만대를 판매했다. 올 상반기에만 31만대를 판매했고, 5조608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상반기 기준으로는 처음 순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다는 점이 IPO 흥행 가능성을 높인다.
현대차는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할 자금을 대부분 인도 현지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우선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에만 약 1조원을 투입한다. 현재 현대차는 첸나이에 두 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연 8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탈레가온 공장이 가동되면 연 100만대 생산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60만대를 팔아 15%의 점유율로 2위를 달성했지만, 1위 마루티 스즈키(41%)와의 격차도 상당했다.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격차를 크게 좁힐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생산설비와 충전소 구축 등에도 투자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인도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인도시장에 공들이는 건 공장까지 매각한 러시아 시장 공백과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전략적 요충지여서다. 인도는 세계 3위의 거대 자동차 시장이다.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지난해 485만대의 자동차가 팔렸고, 올해는 500만대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전 세계 최고 수준인 8.2%를 기록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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