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저축은행 중앙회 |
[대한경제=이종호 기자]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연내 구조조정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절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한 저축은행 중 세곳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해당하는 평가등급을 내렸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평가한 사항을 정리 중이며 이를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통보받은 세곳에 대해 조만간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이들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되면 저축은행은 이를 공시해야하고 금융당국은 경영개선명령을 통해 건전성 개선에 나선다. 적기시정조치 여부는 금융위가 최종 판단한다.
이런 가운데 8월에 평가 대상이 된 저축은행 중 세곳 정도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 등급이 3등급이거나 자산건전성 또는 자본적정성 평가 등급이 4등급 이하면 적기시정조치 ‘권고’ 등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부실해진 이유는 PF와 개인사업자 대출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부실채권 규모는 11조3098억원으로 부실채권 비율은 11.52%에 달했다. 지난해 6월 부실채권 규모 6조133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두배 가량 늘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이 급증한 원인을 부동산PF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채권 중 ‘고정’으로 분류되는 ‘3개월 이상 연체 중인 담보채권’ 규모는 6월 말 기준 7조8918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조9873억원 보다 164.1% 급증했다.
6월 말 기준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79개 중 60곳에 달하고 20%가 넘는 곳도 9곳이나 된다. 자산규모가 큰 10대 저축은행 중 OK(11.99%)·웰컴(13.01%)·페퍼(19.15%)·상상인(20.43%)·OSB(14.18%) 등 5곳도 부실채권비율이 10%를 넘는다. 한국투자(9.43%), 다올(9.16%) 등도 10%에 육박하고 있다.
부실채권비율이 20%를 넘는 저축은행은 솔브레인(43.11%), 안국(31.02%), 대백(24.16%), 에스앤티(24.1%), 대아(23.65%), 오성(22.20%), 라온(20.62%), 상상인(20.43%), 우리(20.3%) 등 9곳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저축은행들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작업과 대주주 증자까지 단행하고 있다. 만약 이런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적기시정조치를 면할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말 제1차 매각을 시작으로 총 3차례에 걸친 공동매각을 통해 약 32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해소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종전 반기마다 추진했던 공동매각을 이번에는 분기 단위로 실시함으로써 더 신속하게 경영 안정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산유동화방식 공동매각 추진을 통해 부실채권을 해소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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