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이 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건설산업의 지속가능성과 혁신을 위한 ESG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이충재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건설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건설 시장의 화두인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을 단순히 규제 대응이나 이미지 제고 차원이 아닌, 지속가능 경영과 재무적 성과 향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건설산업의 지속가능성과 혁신을 위한 ESG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선행 연구를 종합한 결과, 건설기업의 ESG 경영 이행은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와 재무적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업계의 ESG 경영 실태를 보면 대형 건설사는 탄소 중립 선언과 탄소 배출 감축 목표 설정과 ESG 공시 기준 대응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중견ㆍ중소기업은 ESG 경영 대응이 미흡한 실정이다.

건산연이 8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홍일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종합건설기업, 전문건설기업, 자재제조기업, 기계·장비기업, 발주자, 인허가 기관 등 건설업계 내 참여 주체들이 기존의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ESG 경영과 가치를 도입하고 실천한다면 대립과 갈등, 부패, 안전 사고, 환경 훼손 등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개선되며 ‘산업 재탄생’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업무를 발주하는 원청업체와 수주해 일을 하는 하도급 업체 간의 수직적인 구조가 ESG 경영 하에서는 공정과 신의에 기반을 둔 상생적 협력과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안전 최우선주의 관행과 문화가 정착되고, 태생적으로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건설산업의 특성이 자연환경 보존,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건설산업의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한 영역별 전략 과제와 대응 방향 논의도 진행됐다.

건산연이 8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김영덕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환경 영역에서 환경 법규를 준수하는 한편, 유해 물질 관리와 생물 보존, 재활용 자재 활용, 에너지 절감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 영역에서는 외국인과 비정규직, 지역 인력의 고용이 많은 산업 특성을 고려해 고용 관행을 혁신하고, 건설현장의 근로 환경 개선과 노동 관계 법령 준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 안전과 공급망 관리, 품질 경영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건산연은 오는 24일 건설회관에서 최근 건설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집중하는 ‘스마트 건설’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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