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오른쪽은 진성준 정책위의장./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주장하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논란이 확산되는 데 대해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에 놀아나던 박근혜 정권이 생각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 씨의 세 치 혀끝에 윤석열 정권의 명운이 걸려있는 듯한 형국”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명 씨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는 등 폭로를 이어가는 것을 언급한 뒤 “사실이면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최순실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명백한 제2의 국정농단 사태”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의 대응을 두고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 노골적인 협박과 명예훼손을 하는 명 씨를 왜 가만두는지 의문”이라며 “비선 실세가 맞기 때문인가. 이제껏 드러나지 않은 사실들이 수사 과정에서 폭로될까 봐 걱정하는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명 씨와의 관계가 절대 들통나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치 브로커가 대통령 부부를 협박해도 무슨 약점이 잡혔길래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냐”며 “국민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번 국정감사에 명 씨를 불러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최근 민주당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 씨 공략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의혹을 부각하고 나선 것은 대통령실의 해명과 배치되는 증언과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엔 별도의 친분이 없으며, 대선 전인 2021년 자택에서 두 차례 만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명 씨는 9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2021년 자택 외 장소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만났다고 밝혔다.
명 씨는 또 김 여사로부터 2022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 제안을 받았으며,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김 여사와 수시로 통화와 문자 연락을 계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명 씨에게 2021년 국민의힘 대의원이 포함된 당원 전화번호 57만 건이 유출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명 씨를 이날 열리는 행정안전위원회의 선거관리위원회 대상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관련 의혹을 더욱 부각하겠다는 방침이다. 명 씨와 함께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증인 목록에 올렸지만, 이들은 모두 국감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