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동남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ㆍ경제ㆍ안보 등 다층적 협력과 함께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최상위 파트너십’을 수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필리핀과 싱가포르에서는 경제, 안보, 산업 등에서 협력 기반을 도출하는 등 세일즈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5박6일 간의 필리핀ㆍ싱가포르ㆍ라오스 순방을 마치고 지난 11일 저녁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에서는 국빈 방문을 했고, 라오스는 취임 후 세 번째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찾았다.
우선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첫번째 방문국인 필리핀에서 수교 35년 만에 최고 단계 파트너십을 맺어 ‘원전 동맹’의 기틀을 마련했다. 양국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한국수력원자력이 타당성 조사에 참여하게 됐다. 필리핀과 원전 계약을 맺게 되면 20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24조원 규모)에 이어 ‘K-원전’이 동남아시장까지 진출, 중동-유럽-동남아로 이어지는 원전 동맹을 구축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두 번째 방문국 싱가포르에서는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이어갔다. 특히 양국간 처음으로 체결한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은 급변하는 역내 공급망 재편에 따른 대응력을 높였다. 이에 따라 공급망 교란 발생 시에는 5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 순방국인 라오스에서는 취임 후 세 번째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맺었다.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수립한 후 35주년 만에 ‘최상위급 파트너십’을 수립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아세안과 전방위적인 협력도 구체화됐다. 윤 대통령은 교역, 투자 중심의 대(對)아세안 경제협력을 더욱 견고하게 하면서 인공지능(AI), 디지털, 스마트 시티, 재생에너지 등 미래산업 분야로 협력을 다층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과 아세안 간 첫 대면 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해 안보협력도 심화키로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성사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셔틀외교를 포함, 소통을 통해 양국 국민 간 교류를 촉진하고 한일 관계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양국 국민의 입국 절차 간소화 논의에 속도를 내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계속 면밀하게 가동시켜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윤 대통령 순방의 핵심 성과에 대해 “아세안과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를 수립하고, 한ㆍ일ㆍ중 협력과 아세안+3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문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촉구했다”면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내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과 기여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