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여사 라인 존재해선 안 돼”
대통령실 “‘대통령 라인’뿐…비선 조직 없다”
야당 “김 여사, ‘남자 최순실’과 공천 쥐락펴락”
싱가포르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김건희 여사 논란’이 10·16 재보선 결과를 가를 뇌관으로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논란이 민심에 어느 정도 여파를 미칠지가 이번 선거 판세를 결정지을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야권은 선거전과 맞물린 국정감사를 통해 김 여사 의혹 공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제2정권심판론’으로 재보선 민심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여권은 김 여사 문제의 파장을 얼마나 최소화 하느냐가 관건이 된 상황이다.
연일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비판 발언을 이어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4일에도 그 기조를 유지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인적 쇄신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정리하는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한 대표 측은 7명 안팎의 대통령실 내 비서관·행정관 등을 ‘김 여사 라인’으로 보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이름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한남동 라인’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로 민심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더이상 이 문제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에선 당정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또한 다음 주 초로 전망되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 한 대표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표는 독대 의제와 관련해선 “민생과 민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않을까”라며 “정부·여당이 민심에 맞게 쇄신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위한 정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달아 터지는 김 여사 관련 문제에도 침묵 모드를 이어오던 대통령실은 이날도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라인’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에는 오직 ‘대통령 라인’뿐”이라며 “대통령실에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그런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최종 인사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언론 보도나 공개 발언에 대해 적극적인 방어를 해왔던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다.
야권은 국감장은 물론 재보선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금정을 네 차례 방문한 데 이어 14일엔 이 대표의 지원 요청을 받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부산을 찾았다.
조 대표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 김건희가 ‘남자 최순실’ 명태균과 함께 국민의힘 공천을 쥐락펴락한다”며 “이게 민주주의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가에선 재보선 결과가 여권이 김 여사 문제를 어떤 식으로 정리할 지에 대한 방향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야 박빙 구도가 예상되는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결과가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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