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건설경기 속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는 건설사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업종을 가리지 않고 폐업이 잇따르면서 좀처럼 건설경기에 드리운 안개가 걷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키스콘)과 건설산업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면허가 말소되거나 폐업한 곳은 총 1418개 업체로 집계됐다. 종합건설업이 416곳, 전문건설업이 1002곳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1352곳(종합 317곳, 전문 1035곳)과 비교해 66곳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총 2771곳의 건설사가 문을 닫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비슷하거나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곳의 건설사가 폐업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악화된 건설경기에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인해 대부분이 자진폐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는 총 716곳의 업체가 건설업 면허가 말소되거나 폐업했는데 이 중 505곳(70.5%)이 자진폐업을 선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종합건설업은 60.5%, 전문건설업은 73.7%가 자진폐업이었다. 이 밖에 폐업 등의 사유로 등록기준 미달(12.4%), 포괄양도합병 (7.7%) 등이 있었다.
올해 2분기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702곳 중 479곳이 자진폐업(68.2%)했고, 종합건설업은 55.7%, 전문건설업은 74.9%가 자진 폐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밖에 등록기준 미달이 10.7%를 차지했고, 포괄양도합병 5.6%, 기타 3.4% 등이었다.
부도 건설업체 역시 늘었다.
올해 9월 누적 기준 당좌거래가 정지된 부도 건설사는 총 23곳(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등록말소 제외)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종합건설업에서 8곳, 전문건설업에서 15곳이 부도처리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부도업체 21곳을 이미 웃도는 수치다.
2021년 12곳에 불과했던 부도 건설사는 2022년 14곳, 2023년 21곳으로 늘다 올해 9월에 이미 23곳이나 부도처리된 것이다. 올해가 아직 3개월 가까이 남아있고 건설경기가 기록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이상 부도 건설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업계에서는 좀처럼 건설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푸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 관련 지표들이 조금 안정화된다고는 하지만 이미 물가나 자잿값 등이 높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면서 “대형 건설사가 아닌 이상 영세한 종합, 전문건설업체들은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자진폐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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