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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조인트 교량 효시 ‘BIB거더’…유효 신기술로는 독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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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05 17:01:29   폰트크기 변경      
[누적 1000호 건설신기술 열전]④지승씨앤아이

새만금 동서2축 1교에 설치 중인 BIB거더 전경. /사진: 지승씨앤아이 제공

[대한경제=정회훈 기자] 2004년 설립된 교량 전문업체 ㈜지승씨앤아이(대표 박종면)는 국내 콘크리트 거더 2세대로 분류된다. 삼표, 삼현피에프(현 삼현비앤이), 인터컨스텍 등이 2000년을 전후로 굳건한 시장을 형성했다면, 지승씨앤아이는 후발주자로서 그 틈을 비집고 안착했다.

지승씨앤아이의 대표 기술은 ‘BIB거더’다. 정식 명칭은 ‘거더 양측 단부에 돌출된 벽체를 갖는 단부격벽 일체형 PSC거더를 사용한 반일체식 교량 공법(건설신기술 제774호)’으로, 국내 무조인트 교량의 효시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교량에는 조인트라 불리는 신축이음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콘크리트가 계절에 따라 팽창ㆍ수축을 하기 때문이다. 무조인트 교량은 상부구조물에 조인트틀 두지 않은 것이다. 조인트가 없으니 유지관리가 편하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주행 시 소음이나 덜컹거림 없이 평지처럼 달릴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BIB(Block Integral Brigdge)거더는 박종면 대표가 동아건설 소속이던 1990년대 중반 미국 출장 중 우연히 맞닥뜨린 기술을 국내로 가져와 발전시킨 공법이다. 미국 버지스&니플의 SIB(Semi-Integral Brigdge)거더를 모델로 했지만, 시공의 편의성은 훨씬 뛰어나다. 특히, 거더 끝에 블록형 지지대를 만들어 교대 제작이 쉽고, 거더 거치 시 전도의 위험성을 제거시켰다.

무조인트 교량의 장점을 인지한 한국도로공사에서 2009년 일체식(무조인트) 교량의 설계지침을 마련하자, BIB거더의 인기는 상종가를 치게 된다.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BIB거더의 누적 실적은 1403억원. 전체 9위이자, 교량만 따지면 4위에 해당한다. 더욱이 BIB거더 앞의 신기술은 모두 보호기간이 만료된 터라, 유효 신기술로는 단연 독보적이다. 2017년 7월 건선신기술 인증을 받은 BIB거더의 보호기간은 2029년 7월까지다.

지승씨앤아이의 출발은 거더가 아니었다. 한해 앞선 2014년 ‘크라운 캡’으로 알려진 ‘전단돌기가 있는 띠형 유공강판 연결재를 사용한 강관말뚝 머리보강공법(제730호)’이 첫 신기술이다. 기존 방식에서 사용하던 철근을 유공강판으로 대체하고, 제품 대부분을 공장 제작해 현장 시공성을 높인 크라운 캡 역시 관련공법 중 최고의 실적(누적 69억원)을 자랑한다.

2건의 신기술만으로도 회사 운영은 탄탄대로였지만, 박 대표의 기술개발욕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웨지 조립과 정착이 가능한 양방향 커플러에 강관 및 강연선 또는 바가 결합되어 가압 그라우팅을 시행하는 근접병설터널 필라부 보강 시스템(SW시스템ㆍ제965호)’과 올해 3월 ‘원형단면 중심부에 관통홀을 형성한 강재 통공앵커를 사용한 교량받침 교체 공법(EPF공법ㆍ제989호)’을 연달아 신기술로 인증받았다. SW시스템은 터널(근접병설터널) 보강에, EPF공법은 교량의 유지보수에 사용되는 공법이다. 기술 영역이 터널 구조물, 교량 유지관리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눈여겨볼 점은 지승씨앤아이가 보유한 총 4건의 신기술이 모두 보호기간 내 유효 기술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지승씨앤아이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종면 대표는 아직도 사업가라기보단 엔지니어에 가깝다. 아이디어가 번뜩일 때마다 곧바로 적기 위해 두꺼운 수첩을 몸에 지니고, 연간 매출액의 10%는 R&D(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중소업체로는 보기 드물게 기술연구소도 두고 있다. 박 대표는 “모든 사람이 대기업이나 공무원을 원하지만, 이런 조직만으로 건설은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처럼 기술을 개발하고 돈을 버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면서, “건설하는 사람들이 자랑스러워진다면, 젊은 기술인도 자연스럽게 뒤따라 올 것”이라고 젊은 세대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정회훈 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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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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