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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 주식 백지신탁 대신 사퇴 선택한 구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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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16 09:56:54   폰트크기 변경      
문헌일 구청장, 취임 2년만에 자진사퇴

“직무 관련성이 없다” 주장에도…백지신탁 1ㆍ2심 잇따라 패소

엄의식 부구청장 직무 대행…보궐선거는 내년 4월2일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 사진 : 구로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국민의힘 소속)이 취임 2년 만에 자진해서 직에서 물러난다.

구로구는 문 구청장이 구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문 구청장이 보유한 ‘문엔지니어링’ 주식이 공직자 업무와 상충한다며 해당 주식을 백지신탁하라고 통보했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4만8000주로, 평가액은 17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엔지니어링은 문 구청장이 구로구 G밸리에서 1990년부터 운영하며 키워온 회사다.

백지신탁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경우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ㆍ사적 이해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고,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실시하는 제도다.

문 구청장은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문 구청장은 “직무 관련성이 없다”며 회사 정관을 변경하고 본점을 구로가 아닌 금천구로 이전했다는 등의 이유를 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1심과 2심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대법원 판결만 남자, 결국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대법원 판결이 남은 상태에서 문 구청장이 직을 포기하면 회사 주식을 계속 소유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문 구청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법원에서는 제가 주주로 있던 기업과 구청장의 직무 사이에 업무 연관성이 있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며 “법원의 결정은 그간 사심 없이 공명정대하게 구정을 수행해 온 저로서는 매우 아쉽고 가슴 아픈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로구정을 이끌었던 지난 2년3개월은 지금까지 살아온 일생 중 가장 열정적이고 보람찬 시간이었다”며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오직 구로구를 바꿔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문 구청장은 또 “함께 일하고 함께 기뻐하며 땀과 눈물로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었고 그 덕분에 구로구가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믿는다”며 “그동안 베풀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구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2일 실시된다. 그때까지는 엄의식 부구청장이 구청장 직무대행을 맡아 구정을 이끈다. 차기 청장 후보로는 3선의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민주당ㆍ구로2) 등이 거론된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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