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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金여사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불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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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17 10:01:03   폰트크기 변경      

“김여사 계좌 6개 이용됐지만
시세조종 가담 증거 불충분”
수사 4년 반 만에 무혐의 결론
‘봐주기 수사’ 논란 후폭풍 우려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수사 시작 4년 반 만에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것은 맞지만, 범행을 공모했거나 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사진: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인 김 여사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김 여사의 시세조종 가담 혐의에 대해 엄정히 검토한 결과, 김 여사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ㆍ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 주문을 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돈을 대는 역할을 한 이른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은 시세조종에 동원된 김 여사 계좌를 6개로 파악했다. 앞서 기소된 권 전 회장 사건 1ㆍ2심 재판부는 이 중 3개(대신ㆍ미래에셋ㆍDS)를 유죄로 인정된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된 것으로 봤다.

하지만 검찰은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되는 것을 알았거나 주가조작 일당과 사전에 연락한 뒤 시세조종을 위해 주식을 거래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도이치모터스가 비상장회사이던 시절부터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였던 김 여사가 주식 관련 지식과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주식을 사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권 전 회장의 권유에 투자 목적으로 자신의 계좌를 맡기거나 직접 거래했을 뿐, 이들이 주가조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여사의 경우 권 전 회장과 함께 기소돼 2심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인정된 다른 전주 손모씨와 달리 방조 혐의도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손씨는 투자 이익을 노리고 주가조작 ‘선수’와 직접 연락하며 적극적으로 주가조작에 편승한 반면, 김 여사의 경우 범행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손씨와는 투자 행태가 확연히 다르다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주범인 권 전 회장이 주포 등과 함께 시세조종 범행을 진행하면서 주포들의 요청에 따라 도이치모터스 주식 상장 전부터 투자해 온 김 여사 등 초기 투자자들의 계좌와 자금을 범행에 활용한 것이 사건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전 회장이 시세조종 주포들과 범행을 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내지 주가관리 상황을 알려주며 범행을 공모했다거나,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의 범행을 인식하고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여사의 모친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 역시 1개 계좌가 권 전 회장의 차명계좌로 쓰였지만, 시세조종 행위와 무관하게 투자 목적으로 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보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의 이상 거래 내역에 대한 분석과 압수수색 등을 거쳐 2021년 12월 권 전 회장 등을 구속 기소했지만, 김 여사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이유로 결론을 미뤄왔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심우정 검찰총장이 아닌 이창수 중앙지검장의 권한 아래 최종 처분이 나왔다.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게 ‘이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지 말라’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이후 총장의 지휘권이 복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검찰을 향한 ‘봐주기 수사’ 논란과 함께 특검 도입 여론 등 후폭풍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에 앞서 전날 수사팀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레드팀’ 회의까지 열어 수사 결과를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그동안 김 여사에게 불리한 정황이 나올 때마다 ‘맞춤형 방어 논리’를 내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가열되는 공천개입 의혹 수사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 출신의 A변호사는 “검찰이 윤 대통령의 그늘 아래 있는 한 김 여사에 대한 기소는 불가능해 보인다”며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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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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