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한동훈-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뒤 첫 여야 대결로 관심을 끈 10ㆍ16 재보궐선거는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2곳씩 승리하며 막을 내렸다. 당선 지역수가 같고, 각 당의 ‘텃밭’에서 이긴 터라 이번 재보선은 ‘2대2 무승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는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 등 4명의 기초단체장을 뽑았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와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 민주당은 전남 곡성군수와 영광군수 선거에서 각각 승리했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3%를 얻어 38.96%를 득표한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22.07%포인트(p) 차로 제쳤다.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50.97%)가 한연희 민주당 후보(42.12%)를 이겼다.
영광군수 재선거에선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41.09%를 얻어 이석하 진보당 후보(30.71%),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26.56%)를 꺾었다. 곡성군수 재선거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55.26%로 당선됐고,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는 35.85%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한 대표는 당초 격전지로 꼽히던 부산 금정구청장을 예상보다 큰 격차로 승리하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전후 여섯 차례나 부산을 찾을 정도로 ‘올인’했었다. 특히 정권심판론 바람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대통령 지키기 호소 대신 ‘개혁’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는 건 주목할 대목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쇄신하고 변화하라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명령”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과 김 여사 관련 인맥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참모들의 인적 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 대표가 위기의 여권을 전면 쇄신하기 위한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국민 눈높이를 고리로 당정 관계에서 본격 주도권 경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사법리스크’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는 막판까지 야권 내 3파전 구도가 팽팽하게 펼쳐졌던 전남 영광에서의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이 대표는 선거 결과가 확정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민심 받들어 민생회복에 정진하겠다”며 “이번 재보궐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정권의 퇴행을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흔들리는 것으로 평가받던 ‘호남 민심’을 공고히 하며 차기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 대표의 호남 선방으로 인한 리더십 결집 효과는 향후 사법리스크 대응 전선에서도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진보 진영 조희연 전 교육감의 유죄 판결로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선 진보 성향 정근식 후보가 보수 성향 조전혁ㆍ윤호상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정 교육감은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조 전 교육감의 핵심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당장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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