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타깃 ‘실버스테이’ 제안
관건은 사업성 확보
공공ㆍ민간 협력모델 구축 긴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시니어 레지던스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경회 한국환경건축연구원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건축계 종사자와 정부 부처 관계자, 일반 관람객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 사진=전동훈 기자.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최장주ㆍ황은우 수습기자] 내년부터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가운데 공공ㆍ민간 협업모델 구축을 통해 노인 맞춤형 주거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니어 주택에 대한 수요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높아지는 데 반해 공급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하이엔드’ 주택상품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에서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웰빙과 건축산업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니어 레지던스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공히 공공과 민간의 조화로운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첫 연사로 나선 이선우 한국환경건축연구원 연구개발(R&D)센터장은 중산층을 타깃으로 최적의 옵션을 갖춘 주거공간 ‘실버스테이’를 제안했다. 이들 계층에 속한 고령자들을 위한 주거대책이 미흡하다는 게 이 센터장의 문제 제기였다.
이 센터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 더해 업계가 생활도우미나 식사 등 고비용의 서비스를 입주자 선택사항으로 설정하면 사업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뒤이어 주제발표를 맡은 신용호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비전그룹개발기획실 소장은 ‘수요자의 조건을 고려한 상품체계 확장’을 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내놨다.
신 소장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입소자의 건강력에 따라 주거타입을 세분화하는 등 생애 주기에 맞춰 상품을 구성한다”며 “타깃 연령층 확대, 다양한 고객 니즈 반영, 공공 인프라와 연계한 노인주거복합단지 조성으로 지속가능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를 위한 ‘공공과 민간의 협력 필요성’은 하성규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 이사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도 강조됐다.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시니어 레지던스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박광재 한국주거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
박광재 한국주거학회장은 공동체의 복원을 급선무로 꼽았다. 박 회장은 “주택 자체를 넘어 집을 둘러싼 커뮤니티에서 주거 서비스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도시라는 큰 틀 속에서 공공 영역과 시니어 주택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권오정 건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시니어 레지던스’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개발에 있어서도 지역이나 연령, 소득 등 세분화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구위원은 “저소득층 고령자의 주택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분야와 민간의 협력 방안을 보다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용경 아키큐플러스 대표는 “고령자 주택 개발 시 운영 인력, 지역사회 서비스 연계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춘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고령자 주거 수요 파악이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대형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우리나라 시니어 레지던스의 현주소와 미래상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뜻깊었다”며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고령 인구를 위한 특화설계에 대해 더욱 깊이있게 공부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한국환경건축연구원과 대한건축사협회가 공동 개최했으며, 제19회 ‘한국건축산업대전 2024’의 부대행사로 진행했다.
전동훈 기자, 최장주ㆍ황은우 수습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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