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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또 만점 통장…무주택 15년 4인가구는 꿈도 못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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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20 15:37:30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이제 서울 강남권에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7인 이상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살아야 하는 일이 됐다. 4인 가구가 무주택으로 10년을 버텨도 최근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를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건 예삿일이다. 기존 아파트 매수세는 단기 급등 피로감에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지만, 높은 분양가에도 집값이 급상승하면서 실수요와 함께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공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공급한 7개 평면 가운데 4개 평면에서 최저 당첨 가점이 74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3개 평면 중 2개는 69점, 1개는 72점에 합격선(커트라인)이 형성됐다.

74점은 5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을 유지하고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15년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반대로 말하면 대부분 평면에서 4인 가구는 합격선에 들지 못한다는 얘기다.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는 69점이다.

최고 당첨 가점은 전용 94㎡ T형에서 나온 84점 만점이었다. 이는 7인 이상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이어야만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무주택 기간(15년 이상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5년 이상 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수(6명 이상 35점) 모두 만점이라는 의미다.

앞서 강남권에선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와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도 만점 통장이 나오는 등 꺼지지 않는 ‘불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강남권은 서울 전체 아파트의 최저 당첨 가점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계 분석에 의하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분양된 단지의 최저 당첨 가점은 평균 72점으로 비강남권(55점)보다 17점이나 높았다.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뿐 아니라 이들 지역에선 4인 가구로는 당첨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가점만큼 강남권 청약 경쟁률도 매년 고공행진 중이다. 2018년 26.02대 1에 불과했던 강남권 청약 평균 경쟁률은 2019년 42.45대 1, 2020년 88대 1에 이어 2021년 처음으로 세 자릿수 경쟁률(161.23대 1)을 기록했다. 이후 분양이 없었던 2022년을 제외하고 지난해에도 152.5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높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된 강남권에 아파트가 줄줄이 공급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청약통장을 아껴놨던 고가점자들이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점 통장이 나온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만 해도 전용 59㎡ 기준 16억4340만원에 분양했는데, 앞서 인근에서 2021년 준공된 ‘대치 르엘’ 전용 59㎡가 이달 25억65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세 차익이 예상되면서 청약 수요가 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와중에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가 오는 22일 분상제 지역에서 분양을 앞둔 만큼 청약 성적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 억제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거주는 생존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과 맞물려 매매와 전ㆍ월세 등 전체 수요 총량에는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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