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현지생산 ‘크레타EV’ 내년 출시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본격 공략
지난해 인도시장 年 판매 최다 기록
100만대 생산체제ㆍ전동화 계획 수립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 확대와 전기차 도입을 통해 ‘톱 티어’ 위상 굳히기를 본격화한다.
현대차는 내년 1월 인도 시장에 첫 현지 생산 전기차인 ‘크레타 EV’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달 현지 전략 3열 SUV ‘알카자르’ 부분변경 모델 출시에 이은 행보이자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의 성장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크레타 EV는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이 1998년 생산을 시작한 이후 처음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다. 인도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카자르 부분변경 모델은 새로워진 외관과 다양한 안전ㆍ편의 사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 진출 초기 현대차는 i10, 쌍트로 등 경ㆍ소형 차량이 주력이었다. 이 중 쌍트로는 첫 현지 전략 차종으로 ‘인도 국민 경차’라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진출 첫해부터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2015년 7월 현대차는 인도 시장의 성장과 다변화된 고객 수요에 맞춰 첫 현지 전략 SUV 모델인 ‘크레타’를 출시했다. 크레타는 인도 고객 맞춤형으로 개발돼 큰 성공을 거뒀고, ‘2016 인도 올해의 차’에도 선정됐다.
이후 현대차는 2021년 3열 SUV ‘알카자르’, 2023년 엔트리 SUV ‘엑스터’를 연이어 출시하며 SUV 라인업을 확장했다. 특히 엑스터는 출시 6개월 만에 4만7000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를 누리며 ‘2024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현재 현대차는 베뉴, 투싼, 아이오닉 5를 포함해 총 6종의 차급별 SUV 라인업을 구축,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역대 가장 많은 60만2111대를 판매해 14.6%의 점유율로 전체 브랜드 중 2위를 차지했으며, 이 중 60%(36만854대)가 SUV 판매였다.
올해 9월까지 현대차는 인도에서 45만9411대를 판매했고, SUV 판매 비중은 67%(30만8462대)에 달했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 시장에서 60만5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에서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100만대 생산체제와 전동화 생태계 구축 등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인도를 방문해 해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타운홀 미팅을 갖고, 현지 임직원들과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통해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GM으로부터 인수한 인도 푸네공장엔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하고, 2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설비 개선을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000대)과 함께 연간 100만대의 현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인도 시장에 출시할 계획도 세웠다. 또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로 확대하고, 기아와 함께 인도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협력하면서 전용 전기차 모델에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도 앞두고 있다. 앞서 15∼17일 진행된 상장을 위한 주식배정 청약에선 물량이 완판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공모가가 예상 가격의 상단에서 결정되면서 현대차 인도법인은 가치가 약 190억달러(26조원)로 평가됐고,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조달하게 됐다. 주식거래는 오는 22일에 시작된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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