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이달 철근가격 t당 3만원 인하
동국제강, 인천제철소 이틀 간 가동 중단
현대제철 철근 생산 전경. /사진: 현대제철 제공 |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제강업계 불황이 이어지자 주요 제강사들이 추가 조치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이달 인상한 철근가격을 다시 내렸으며, 동국제강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21일 제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3만원 인상해 t당 85만원으로 책정한 철근 공식 마감가격(유통 대리점에 판매하는 가격)을 지난 14일부터 다시 3만원 인하에 t당 82만원으로 결정했다.
앞서 철근 수요 감소에 따라 지속적으로 철근가격이 하락하자 현대제철은 지난 8월부터 3달 연속 철근가격 인상 조치를 펼쳤다. 하지만, 지속적인 수요 침체인 상황에 가격경쟁력까지 잃어 판매량이 줄어들자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여름이 지난 9월부터 땅이 얼기 전까지인 12월은 건설 성수기로 꼽히는데, 예상과 달리 철근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2군 제강사들이 철근 가격을 t당 80만원 밑으로 판매하며 대리점들이 철근을 미리 사놓도록 유도하고 있어 평균 마감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까지 유지하던 ‘원칙마감’방침도 철회했다.
현대제철은 하락한 철근 가격을 끌어 올리고자 지난달까지 가격 할인 및 인센티브 등 없이 책정 가격 그대로 철근을 판매하는 원칙마감을 내세웠다.
하지만, 시장에 유통되는 철근 마감가격 평균치가 이날 기준 t당 74만5000원으로 집계되는 등 다른 제강사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자 할인 및 인세티브를 부여해 판매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식 가격은 t당 82만원이지만, 상황에 따라 더 낮게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80만원 밑으로 가격을 형성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감산조치도 병행한다. 탄력적으로 매주 1회 이상 철근 생산을 멈추는 것에 이어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당진제철소 보수 작업에 돌입한다. 당진제철소 철근 생산량은 연간 125만t 수준으로 가동이 중단되면 단순 계산으로 30만t가량의 철근생산이 줄어든다. 현대제철 측은 “연간 계획에 포함된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정기적인 설비 보수에 이어 골조 등 공장 구조물까지 손보는 대보수 작업으로, 업계에서는 불황을 예상해 생산량을 조절하고자 미리 세워둔 계획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달 3만원 인상해 t당 85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철근 공식 마감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철근을 연간 220만t까지 생산할 수 있는 주요 생산거점인 인천제철소의 가동을 이틀간 멈추기로 했다.
앞서 동국제강은 올해 6월부터 주간 생산을 멈추는 감산체제에 돌입하고, 지난달부터는 기존 3교대 생산 체제에서 주간 시간대 근무를 없앤 2교대로 체제로 전환하며 비용절감에도 나섰지만, 지속적으로 철근 가격이 하락하자 가격방어 차원에서 추가 감산조치를 결정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특별 감산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끌어올렸음에도 철근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정확한 생산 중지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계획은 진행될 것이며, 앞으로도 마감가격을 지키면서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격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제강사들의 지속적인 감산조치에 올해 1∼7월 철근 생산량은 465만8000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가량 줄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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