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부•남동발전, 신임 사장 선임 임박
정치인 출신 사장 2명 포함
자본잠식 에너지 공기업, 통폐합 논의도
그래픽:김경미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에너지 공기업의 신임 기관장 선임 절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관장의 임기가 6개월이 지나도록 후임자를 뽑지 못했던 발전 5사는 이달 중 모두 신임 사장 선임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서•남동•남부발전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 의결을 위한 안건을 처리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재가를 거치면 신임 사장 절차가 마무리된다.
관심을 모았던 동서•남동발전 사장에는 정치인 출신들이 이름을 올렸다. 동서발전은 권명호 전 국민의힘 의원(21대·울산 동구)이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고, 남동발전은 강기윤 전 국민의힘 의원(19·21대 경남 창원성산)이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의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나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도 정치인 출신이지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자회사에 정치인 출신 사장이 임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부터 권명호 전 의원, 강기윤 전 의원, 김준동 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각각 동서발전, 남동발전, 남부발전 신임 사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전력수급이나 에너지 안보 등의 문제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관심받지 못했던 발전 공기업 자리를 희망하는 정치권 인사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지난 총선에서 낙선, 낙천한 분들이 많았던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남부발전의 경우 김준동 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출신으로, 에너지 공기업 기관장 선임 시기마다 이름이 거론됐던 인물이다. 일찌감치 신임 사장 선임을 완료한 중부발전(이영조 사장, 내부 출신)과 서부발전(이정복 사장, 한전 출신)은 이미 취임식을 마치고 공식 임기에 들어갔다.
발전사 관계자는 “에너지 분야의 전문성도 고려해야겠지만, 노후 석탄 발전소의 폐쇄 및 대체사업 발굴이 중요한 시점임을 고려하면 정치력의 중요성이 부각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조직의 기능이 축소되거나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에너지 공기업들은 후임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이 대한석탄공사다. 올해 국내 최대 탄광인 장성광업소가 폐광한 가운데, 내년 도계광업소까지 문을 닫으면 공사의 석탄 생산 기능은 의미가 없어진다. 산업부는 조직 청산과 신규기관 전환, 타 기관과 통폐합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인데, 수개월째 신임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실패로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광해광업공단도 지난달 황규연 사장이 사임하면서 리더십 공백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8조원이 넘지만, 광산개발, 광물자원산업 육성 등을 주 업무로 하는 공단의 역할이 시대 변화에 따라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석탄공사와의 통폐합 대상 1순위로 거론되는 상황이라 선뜻 나서는 후보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관계자는 “광해광업공단이나 석탄공사는 에너지 요금 조정에 따라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한전, 가스공사와는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라며, “통폐합 이슈가 있는 조직에 본인의 커리어를 걸어가며 도전할 기관장 후보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