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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선박 수요…신조선가 전고점 돌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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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23 06:00:28   폰트크기 변경      
환경 규제 강화ㆍ노후선대 교체 수요ㆍ선박 생산능력 감소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신조선가가 역사상 최고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환경규제 강화와 한정된 공급량, 노후선대 교체 수요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이러한 업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간한 ‘2024년 3분기 선박매매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 지수는 189.96포인트로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 이는 2008년 최고점인 191.6포인트에 불과 1% 차이로 근접한 수준이다.

조선업계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신조선가는 해운업계의 친환경 기조가 강해지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국제해운 부문의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Net-zero)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유럽연합(EU)이 해운 부문에 탄소배출권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실조 발주된 246척 중 122척(약 50%)이 △LNG(36%) △메탄올(9%) △암모니아(1%) △LPG(4%) 등 대체연료 추진 선박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전체 발주선박의 1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러한 친환경 선박은 기존 선박 대비 10∼20%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신조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이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고, 벌크선(케이프)은 19%, LPG선은 12% 각각 올랐다.

과거 수퍼사이클 시기 대비 조선소 사업장이 절반으로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신조선가가 고점이었던 지난 2008년에는 전 세계 조선소 수가 320여개였지만, 올해는 150여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조선소 사업장이 줄어들며 신조선 공급이 더딜 수밖에 없어진 상황이다. 일례로, 대형 LNG운반선의 경우 최근 발주된 물량의 인도시점이 2028년 예정될 만큼 건조 슬롯이 포화상태다.

노후 선대가 늘어나며 선박 교체 주기가 도래한 점도 신조선가의 상승세를 뒷받침한다.

선박의 평균 교체 주기가 25∼30년임을 고려할 때, 현재는 과거 수퍼사이클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2003년∼2008년에 건조된 선박의 수명이 도래한 시기와 맞물린다.

해진공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건조에 강점을 가진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의 신조선가 상승세가 이어져 연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개선된 업황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한적인 공급여력에 기반한 신조선가 상승 추세가 지속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 일부 조선소 등에서는 건조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의 헝리조선소는 생산능력 확충으로 2027년 인도가능 슬롯이 증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결과, 지난달엔 글로벌 최대 선사인 MSC로부터 2027년을 납기로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1000TEU급) 10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 김현준 수석애널리스트는 “업황 개선기에는 발주 물량 증가에 대응하고 이익창출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사의 생산능력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 움직임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지속될 것인지, 실제 얼마만큼의 공급물량의 증가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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