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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회동, 사실상 ‘빈손’…벼랑끝 내몰린 당정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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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22 15:20:03   폰트크기 변경      
尹 “與 함께 싸워야”vs韓 “대표 패싱”…갈등 골 깊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김건희 라인 청산’을 비롯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요구사항을 거부하면서 당정 관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모습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80여분간 진행된 한 대표와 면담에서 ‘3대 건의사항’을 비롯한 한 대표의 요구를 모두 거절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통령실도 이날 오전 10시 면담이 진행된 지 18시간 만에 윤 대통령의 면담 발언을 공개하며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

한 대표는 면담 전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건의사항을 윤 대통령에게 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김건희 여사 라인 청산’ 요구에 “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를 향한 야권의 공세에도 ‘어처구니없는 의혹’이라며 오히려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한 대표에게 역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나”라며 “정치 공세에는 정치로 좀 대응을 해줘야 하지 않나”고도 했다.

한 대표는 야권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 등을 거론하며 “여론이 더 악화될 경우엔 우리 의원들을 설득해서 막는 게 힘들어진다”는 우려도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만약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당초 예상됐던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 등 ‘중재카드’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면담 후 양측에서 면담 내용과 평가 등에 대해 엇갈린 입장이 나오며 한층 더 깊어진 불신과 갈등의 골을 드러냈다.

한 대표 측은 사전 공지없이 윤 대통령이 자신과 면담 후 추경호 당 원내대표와 만찬을 가진 사실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골적으로 대표를 ‘패싱’했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가 (면담 후에 친한계 단체 SNS에) 올린 거라고는 ‘윤한 면담 직후 대통령 만찬에 추경호 참석’ 이거 하나였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면담을 앞두고 원형 테이블을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이 거절했다며 “애초에 대등한 면담 상대로 여기지 않았던 것”이란 주장도 친한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親윤석열)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수용할 수 없는 문제를 한 대표가 꺼냈다는 기류가 강한 모습이다. 대통령의 고유권한 인사 문제와 이미 수차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혀 온 명태균씨 의혹 등을 한 대표가 거론하며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 내용은 물론 추 원내대표와 만찬, 테이블 문제 등이 면담 직후 보도되며 이번에도 한 대표 측이 ‘언론 플레이’를 벌이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대통령실의 면담 브리핑도 당초 예정에 없었다가 전날 한 대표측의 국회 브리핑 이후 당정간 일관된 내용 정리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 갈등의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대표와 마주한 자리에서마저 단 한마디도 민심을 듣지 않으려는 대통령과 계속 함께할 것이냐”며 김건희 특검법 협조 등 ‘결단’을 내려 달라고 한 대표를 압박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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