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노태영 기자] 출생아수가 7~8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연간 0.7명대까지 추락한 합계출산율의 반등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23일 통계청의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 출생아수는 2만9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4명(5.9%) 늘면서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 7월 2만601명(7.9%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2만명을 넘은 셈이다.
월별로는 4~5월 연속으로 늘었던 출생아 수가 6월에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분기 기준으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증가 흐름이 점쳐진다.
연간 누적으로는 올해 1~8월 출생아수는 약 15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0.4%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하반기 추이에 따라서 연간 플러스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으로 증가할 경우, 2015년 이후 9년 만이 된다.
인구 흐름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합계출산율도 바닥을 다지는 흐름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로 분기별로 집계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1.24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0.72명까지 8년 연속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0.76명, 2분기 0.71명으로 0.7명선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2030년 정책목표인 합계출산율 1.0명을 기대할 정도로 반등의 흐름은 아니지만 최소한 0.6명대로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최근의 출생아 증가에는 결혼 증가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코로나19 시기에 미뤄졌던 결혼 수요들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체제로 가면서 몰렸기 때문이다.
8월 혼인 건수도 1만7527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 증가했다. 실제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8월 31일∼9월 7일 25∼49세 남녀 2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혼인 응답자의 65.4%는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거나 언젠가 결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3월 조사(61.0%)보다 4.4%포인트 높아진 수치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아 수 반등 흐름은 앞서 코로나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연됐던 결혼이 최근들어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젊은 층의 혼인 의향이 커지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출산율 반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18일 “인구 위기는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서 가능한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해나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저출생과 고령화, 이민정책을 모두 다루는 종합 컨트롤타워인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인구부 출범을 위한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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