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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시멘트 가격 논쟁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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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28 06:00:36   폰트크기 변경      

제조사 “생산 원가의 30%차지…경영부담 커져 가격인하 불가능”

건설업계 “작년 협상 계산법으론 아직 t당 9000원 인하 여력 있어”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시멘트 가격인하를 둘러싼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의 줄다리기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가격 인하가 불가하다는 입장인 반면, 건설업계는 가격인하 요인은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24일부터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h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6.9원(10.2%) 인상했다.

이를 두고 시멘트 제조사들은 시멘트 가격인하가 불가능해졌다고 호소한다. 시멘트 생산원가에 전기요금이 30% 이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원가부담이 상당하다는 입장이다.

제조사들은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시멘트 생산에 차지하는 전기료 비중은 3∼5%포인트가량 오르고, 공정 전체로는 100억∼200억원 정도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성신양회와 삼표시멘트는 각각 전기요금으로만 120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시멘트 생산원가에서 전기는 가장 많은 비중(최대 35%)을 차지하는 요소가 됐다”며, “여기에 역대급 출하량 감소, 환경설비 투자 확대 등 기존 경영 부담까지 더하면 건설업계가 주장하는 시멘트 가격인하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제조사는 오히려 시멘트 가격 추가 인상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제조사로선 커다란 경영 악재로 작용한다. 내년 시멘트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적으로 다방면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건설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에도 시멘트 가격 인하 요인은 존재한다고 반박하면서, t당 9000원의 인하 여력이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t당 9000원의 인하 여력은 지난해 시멘트업계와의 시멘트 가격인상 협상 때 계산법을 토대로 했다. 당시 시멘트 가격을 t당 11만2000원(←10만5000원)으로 인상하면서 전기요금이 ㎾h당 1원 오를 때마다 시멘트 생산원가는 t당 약 131.5원 오르는 것으로 서로 합의했다. 이를 대입해, 이번 전기요금이 ㎾h당 16.9원 올랐으니 전기요금 인상분에 따른 시멘트 생산원가 상승액은 2220원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앞서 건설업계는 국제 유연탄 가격 하락분을 적용해 t당 1만1200원 정도 시멘트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줄곧 주장했다.

건설사 구매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올랐다고 해도 국제 유연탄 가격 하락분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며, “지난해 시멘트 가격인상 때 활용한 산식을 대입하면 여전히 t당 9000원의 인하 여력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계 침체가 장기화하며 건설사들은 부도가 난 반면, 시멘트업계는 올 상반기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건설업계가 시멘트업계 고충을 이해해 가격인상을 수용했듯, 시멘트업계도 시멘트값 인하 등으로 건설업계와 상생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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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서용원 기자
anto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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