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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양동마을 ‘한옥건축 설계교육’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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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28 05:00:33   폰트크기 변경      

향단ㆍ관가정ㆍ독락당 등 보물 4점에
국가지정문화재 기와집 15개동 품어
건축사들 입면ㆍ평면ㆍ단면 기록 ‘열기’
“전통건축 문화자산 지켜나가야”


25일 경주 양동마을에서 건축사들이 현장실측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조선 전기 전통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담긴 한옥을 직접 실측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차요.”

25일 이른 오후 찾은 경주 강동면 양동민속마을은 답사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건축사 30여 명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뒤섞여 모처럼 활기가 가득했다.

양동마을은 600여 년의 씨족마을 전통을 간직한 국내 최대 규모의 집성촌으로, 유서 깊은 역사를 인정 받아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건축사들 사이에서는 ‘전통한옥건축의 성지’로도 통한다. 향단, 독락당, 관가정,무첨당 등 보물 4점을 비롯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국가지정문화재 기와집 15동을 품고 있어서다.

스스로를 ‘한옥건축 교육생’이라고 소개한 건축사들은 설창산 동남쪽에 자리한 정자 ‘영귀정’과 ‘설천정사’에 다다르자 하나 둘 방안지와 줄자 등을 꺼내 실측에 돌입했다.


25일 경주 양동마을에서 건축사들이 현장실측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건축사들은 4인 1조로 호흡을 맞추며 프리핸드법으로 입면, 평면, 단면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업은 이튿날 오전까지 이어졌다. 건축사들은 실측을 마무리한 뒤에도 기둥과 창호, 벽체, 지붕 등 건축물의 특징을 글과 사진으로 꼼꼼하게 기록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김재길 국가유산청 수리기술과장은 건축사들의 실측작업을 보조하며 자리를 지켰다.

이번 현장실측은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교육원의 ‘한옥건축 설계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2년부터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교육과정을 운영했으며,  올해부터는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교육원에서 자체 운영 중이다.


교육은 총 4개월 과정으로, △이론교육 △실습교육 △답사 및 현장학습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원은 교육생들이 한옥의 구조와 결구, 조경 구성방식 등 공간구성 원리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기술을 활용한 현대화된 한옥 설계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한옥 경험이 풍부한 설계ㆍ시공 분야 전문가들로 강사진을 구성해 교육 수료 후 실무에 직접 적용이 가능도록 교육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매년 협회 정회원 건축사를 대상으로 지원을 받아 약 30명을 선발하는데, 현재까지 265명의 건축사들이 전문과정 수료를 마쳤다.


교육원은 수료 건축사들을 대상으로 한옥설계 전문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상호교류의 장을 지속 마련하고, 향후 정부기관과 유관단체 등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장실측에 참여한 정명수 더심터건축사사무소 대표는 한옥건축 설계교육을 건축사 업무의 ‘터닝포인트’로 꼽았다.

정 대표는 “한옥건축에 대한 관심은 항상 있었지만 업무를 병행하며 전문학교를 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매번 미뤄왔다”며 “그러던 중 우연히 건축사교육원의 교육을 접한 뒤로 한옥설계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국가유산수리기술자’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경기 김포에서 활동하는 신진건축사 신선미 그루디자인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외조모가 사시던 한옥에 대한 따뜻한 추억을 안고 교육에 참여했다”며 “수료 직후 한옥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이 체계적으로 구성돼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유재우 대한건축사협회 이사(도원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앞으로도 연속성 있는 교육과정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건축문화자산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을 고루 겸비한 건축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협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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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전동훈 기자
jdh@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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