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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에 비상등 켜진 한국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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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27 15:24:06   폰트크기 변경      
美 대선 승리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韓 직격탄 우려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다음달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승리 시 보호무역주의를 입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우리 나라에 수출 전선에 직격탄을 입히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달 1~20일 대(對)미국 수출액은 56억2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G20 무역투자장관회의’ 참석 계기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을 갖고 있다. /사진:산업부 제공


경제 전문가들은 월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가고 있지만, 미 대선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수출 경고음은 지난 24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 직후 더 커졌다. 수출이 전 분기보다 0.4% 감소하면서 GDP 성장률을 1%포인트(p) 가까이 끌어내린 탓이다. 

정부도 수출 전선에 부는 이상 기류를 감지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출 불확실성이 커졌다. 올해 성장률 전망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지만,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자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국가’를 천명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그는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유세에서 “우리는 일본과도, 중국과도, 한국과도 경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8일 위스콘신주에서는 “우리 동맹들은 적국보다 우리를 더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 기준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역대 최대(444억달러)였다. 올 1~9월 누적은 399억달러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지난 24일 ‘트럼프 재선 시 통상 정책 변화와 우리의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미국 측의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위한 통상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집권으로 미-중 관계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점 역시 우리나라 수출에 악재로 꼽힌다. 중국산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수차례 밝혔던 만큼,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뜻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중국의 생산 활동이 한국의 생산을 얼마나 유발하는지 나타내는 지표)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가뜩이나 내수 회복세도 약한데 수출마저 저조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동력은 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올해와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로 지난해 처음 미국(2.1%)에 추월당한 데 이어 2년째 같은 상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수출 둔화가 본격화하고 내수도 함께 침체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전망치(2.1~2.2%)를 밑돌 수 있다”며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선거 결과가 나오면 신속하게 당선인 측과 접촉해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로서는 결국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이미 동맹에 많이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미국의 정책 담당자뿐만 아니라 공공외교를 통해 대중에도 설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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