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사진: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이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집결한 데 이어 최전선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SNS에 올린 화상 연설을 통해 “북한군이 며칠 안에 전장에 가세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곧 유럽에서 북한 군대와 싸워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이날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북한군을 태운 카마즈 트럭을 러시아 헌병이 정차시켰다”며 관련 감청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들의 전투 역량이 최정예 부대에 해당하는 수준은 아닐 수 있다는 외신 분석도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개된 북한군 영상과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들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징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로 추정된다”며 “이들이 상대적으로 키와 체구가 작은 것으로 보이는 것은 북한 전역에 만연한 영양실조를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선발대로는 전투력이 약한 소위 ‘총알받이용’ 병력을 보내 우선 러시아 파병에 대한 국내외, 특히 러시아 정부의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인력 파견 계획을 두고 “전쟁을 획책할 것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그래도 불안한데 국민들에게 왜 전쟁의 불안까지 조성하는 것이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국가정보원이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는 북한군 전쟁 포로들 심문을 하기 위해서 심문조를 파견하겠다고 한다”며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고문기술을 전수라도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왜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기관이 남의 나라 전쟁 포로 심문에 참여하겠다는 것인가. 이거 제정신이냐”면서 “그런 오해를 꼭 받고 싶은가. 그리고 북한 포로가 된 북한 장병들, 대한민국 국정원 직원들이 심문을 하다 무슨 문제라도 생길 경우에 그 파장을 대체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장병 파병과 관련해 “국회 동의를 받아야 되는 장병 파병 문제도 지금 참관단의 이름으로 슬쩍 보낼 생각인 것 같은데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법에도 어긋나고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북한이 파병하는 것을 기화로 혹시 한반도에 전쟁을 획책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지금 하는 행동들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억측으로 보여 지지 않는다”며 “정권이 어려우면 야당과 대화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국민들에게 지지받을 일들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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