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 3000여명이 이미 러시아 편에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으며, 곧 1만2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를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현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영토에서 그들(러시아)이 곧 1만2000명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지속적으로 포탄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350만 발이라는 수치를 제시할 수 있다. (북한은 러시아로) 미사일도 많이 공급한다. 우리는 이를 믿지 않는 파트너들을 위해 그 파편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외에도 이란을 언급한 뒤 “이란은 이미 러시아를 위해 샤헤드 드론 생산 허가를 받았다”며 “이란은 샤헤드가 포함된 원조 패키지도 러시아에 제공하며, 미사일 공급에 관해서도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도 거론하면서 “그들은 우리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꽤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고, 그 길로 점점 더 깊이 들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아직 실제로 전투에 투입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러시아로 병력 약 1만명을 파견했으며, 그 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쪽으로 더 가깝게 이동했다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북한이 훈련을 위해 러시아 동부 지역에 군인 총 1만명 정도를 파견했으며, (그들이) 향후 수주간 우크라이나 가까이서 러시아 병력을 증원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북한군의 파견 규모를 3000명으로 추정했으나 이번에 약 1만명으로 상향한 것이다.
싱 부대변인은 또 “그(북한군) 병력 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가까이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투입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그들을 향해 미국 무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 미국 정부는 새로운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북한군의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강화되기 시작하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상 최선희 동지와 일행이 러시아 연방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28일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우리 정부대표단이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을 방문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날 이뤄져 주목된다.
최 외무상은 카운터파트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상과 만나 국제사회의 ‘파병 반대’ 여론 및 공동 대응 강화 기조에 대한 맞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군 파병에 대한 러시아의 ‘반대급부’에 대한 논의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한 논의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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