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종로 본사./사진: 고려아연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이 구체적인 의안을 특정하지 않은 채 30일 오전 9시 임시이사회 소집을 통보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회가 자사주의 우리사주조합 처분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5월 8일 체결한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통해 289,703주(1.4%)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계약은 11월 8일 만기가 도래한다.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는 “MBKㆍ영풍의 임시주총 소집 청구에 응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으나, 그보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고려아연의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주장했다.

이 자사주는 28일 종가 기준 약 3700억원 규모로, 고려아연의 연간 인건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당초 이사회는 자사주 취득 목적을 ‘주식 소각 및 임직원 평가보상’으로 명시했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 소각하지 않고 의결권을 되살리려는 게 MBK파트너스 측의 시각이다.

법조계에선 경영권 분쟁 중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해 우리사주조합에 자사주를 처분하는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도 이미 여러 판례를 통해 이 같은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적도 있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전날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고려아연 이사회에 발송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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