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243차 조찬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대한경제=안재민 기자]“올 한해 ‘끊임없는 충돌’로 표현할 수 있었던 중동 정세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산유국의 경제 발전 수요 덕에 점차 안정될 것으로 봅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243차 조찬토론회에서 ‘이스라엘-이란 관계의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연단에 올라 이같이 밝혔다.
장 센터장은 “중동의 역동성은 인간의 멈추지 않는 손익계산과 그에 따른 선택으로 봐야 가장 명쾌하다”며 “이를테면 비전 2030으로 일컬어지는 사우디 왕실의 개혁은 사우디 MZ세대의 개혁 요구에 부응한 사우디 왕실의 생존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이 중동 정세의 안정화를 점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걸프 산유국들은 중동 MZ세대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 개방, 여성 인권 도모, 과학기술의 고도화, 세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6년 ‘비전 2030’ 보고서를 발표하며 여성 인권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이후 사우디는 여성의 운전과 여행 등을 허용했다.
UAE도 최근 몇 년간 무역ㆍ관광ㆍ금융 허브로서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향적으로 자유주의적 법률 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미혼 남녀의 동거를 허용하는가 하면 관광 진흥을 위해 30%의 주류세와 주류 판매 허가제를 폐지했다. 최근에는 공식 주말 휴일을 이슬람권의 전통적인 ‘금∼토요일’에서 국제 기준인 ‘토∼일요일’로 바꿨다.
미국이 중동 국가에 대한 석유 의존도를 줄이며 ‘탈 중동 전략’을 펼치는 것도 산유국들이 이같은 개혁들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생산량은 2008년 12월 하루 평균 510만 배럴에서 올해는 일평균 1320만 배럴 수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은 하루 평균 129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해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제치고 전세계 1위 석유 생산 국가로 올랐다. 셰일 암석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국은 석유 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지위를 바꿨다.
장 센터장은 “산유국들도 더 이상 미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할수 없기에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소위 ‘룩 이스트(Look East)’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회 및 경제 개혁 정책들을 원활히 추진하는데 지역 내 불안정성은 리스크이기에 내년에 이르면 높은 확률로 중동 정세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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