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확인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고병원성 여부는 추후 확인될 예정이다. / 사진=연합.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질병관리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확인된 강원도 동해시 가금농가에 현장 대응인력을 즉각 투입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AI의 인체 전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해외에서는 AI가 종간 장벽을 극복하고 포유류와 인간에게까지 전파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AI 인체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달 들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곳은 전북 만경강(2일), 경기 용인 청미천(14일), 제주 용수지(17일) 등 3곳이었으나, 가금류 사육시설에서 H5N1형 AI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현장에 파견된 인력은 해당 지자체와 공조하며 농장 근로자와 살처분 참여인력 등 고위험군의 보호장비 착용 상태와 독감 예방접종 이력을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AI 감염 예방수칙 이행을 독려하고, 농장 관계자 중 의심 증상자 발생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농장 관계자와 살처분 작업자들은 살처분 이후 10일 이내에 결막염과 같은 눈 증상이나 열, 근육통,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관할 보건소에 알려야 한다. 특히 질병청은 최근 해외에서 호흡기 증상 없이 경미한 눈 증상만으로도 AI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유사 증상 발현 시 신속한 신고를 당부했다.

질병청은 AI 인체감염증을 다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후보로 보고, 새로운 임상적 특성을 반영해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 또한 농식품부, 환경부, 검역본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AI 인체감염증 대책반’을 가동해 지자체의 항바이러스제 보유현황을 점검하고, 대응인력에 대한 계절성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WHO는 AI의 직접적인 인체감염을 막을 수는 없으나, 계절성 독감과 AI의 동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AI 인체감염 고위험군에 계절성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외 AI 인체감염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의심 환축(患畜)과의 접촉은 되도록 피하고, 접촉할 경우 개인 보호구를 철저히 착용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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